장애인들과 텃밭 가꾸는 에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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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

경기 의왕시 소재 장애인 복지시설 녹향원에서 생활하는 지적장애 1급 송준환 씨(35)는 매주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에스원(대표 서준희) 봉사단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산책을 하는 '그린테라피 데이'가 금요일인 까닭이다. 일반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고 가벼운 운동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재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나현 녹향원 원장은 "준환 씨가 원예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전보다 정서적으로 더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며 "타인을 좀더 친근하게 대하는 법을 배우는 등 사회성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안기업 에스원의 사회공헌활동 '그린테라피'가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 배추 고구마 고추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텃밭 가꾸기와 재활운동을 동시에 진행하는 그린테라피가 장애인들의 정서 · 신체 재활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원예학회 등에 따르면 원예치료는 정신 장애인의 정서 및 사회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비만 예방 등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그린테라피 활동을 통해 녹향원 원생들이 일반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고 운동으로 인한 재활 효과도 얻고 있다"며 "수확한 작물은 원생들의 식탁에 올라가고 일부는 판매하기도 해 녹향원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에스원이 그린테라피를 시작한 건 6년 전.융합을 통한 첨단 보안서비스를 구상하던 중 "사회공헌도 남다르게 해보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여 '자연'과 '치료'를 사회공헌활동에 접목한 그린테라피가 탄생했다.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고태왕 전임은 "작은 땀방울이 모여 큰 행복으로 돌아오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면서 "그린테라피 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