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잇따라 오르고 전셋값 강세…"강남 상권에 손님 뺏길라" 우려도

들썩이는 신분당선 역세권
신분당선 개통에 따른 최대 수혜 지역으로 분당의 정자 · 판교동 일대가 꼽힌다. 40~50분 걸리던 강남권 출퇴근 시간이 10분대로 줄어들면서 매매 ·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 · 월세시장은 강세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분당선 역세권인 정자동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9월 한 달간 1.05% 올랐다. 분당 이매동(0.66%),판교 삼평동(0.94%),백현동(0.51%)도 오름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신분당선 개통은 고속도로를 이용해 버스를 타는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것을 넘어 정자 · 판교 지역이 강남 생활권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자동 느티공인 대표는 "느티공무원 4단지 전용 66㎡ 매매시세는 5억3000만원으로 지난 여름과 별 차이가 없지만 신분당선 개통 후에는 호가를 올리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전 · 월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매매값도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판교역 인근 백현마을 1단지는 분양가보다 5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전용 139㎡ 매도 호가는 13억9000만원으로 8억4654만원이었던 분양가보다 5억4000만원가량 올랐다.

상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주요 주주사들의 합의로 연내 착공이 예상되는 알파돔시티 주변 판교역세권 상가와 카페거리로 유명한 정자동 일대는 상권 활성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아진 강남권으로 오히려 소비가 몰리는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대중교통이 불편해 많은 유동인구에도 불구하고 상권이 발달하지 못했던 양재시민의숲(매헌)역 일대는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역세권 고객을 겨냥한 커피전문점 호프집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옷가게가 많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도상가는 지난 7월 편의시설을 확충했고,주변 상가 건물들도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팀장은 "역세권 상권은 어느 한쪽에 유동인구가 몰리면 다른 곳은 그만큼 상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며 "판교역의 경우 삼성테크윈 SK케미칼 등 대기업들이 입주하는 판교테크노밸리를 토대로 자체 상권을 형성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