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태양광발전소 짓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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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확충 앞두고 '전기 먹는 하마' 비난 우려
돌고래 프로젝트.애플이 추진 중인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코드명이다. 리지스터,씨넷 등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애플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메이든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드는 기업이 발전소를 왜 지을까. 태양광발전소는 애플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은 자사 제품 사용자들에게 '아이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사업자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다양한 기기로 접속해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어떤 기기에 저장된 콘텐츠든 편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센터를 확충해야 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란 점이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전적으로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의존했다간 환경단체들로부터 몰매를 맞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지어야 하고 환경단체들의 반대는 피해야 한다면 답은 자명하다. 태양광발전소 같은 것을 지어 청정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자체 조달하는 것이다. 애플이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애플은 올해 노스캐롤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6월 아이클라우드를 발표하면서 이 데이터센터 사진을 보여줬다. 바로 이 데이터센터 옆 171에이커(약 70만㎡) 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 지방정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애플은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린피스로부터 '더러운 데이터센터'란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린피스 추정으로는 애플이 신축할 태양광발전소에서는 연간 3만메가와트시(㎿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평균 일조시간을 하루 5시간으로 치고 171에이커에 집광판을 깐다고 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전력량이라고 한다. 그린피스는 이 정도면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한 전력의 30% 정도를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발전을 통해 자체 조달하는 곳은 없다. 태양광발전 여건이 좋지 않아 전력을 사서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외부 조명용 전력만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고 전력소비량이 늘어나면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청정 에너지 자체생산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