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훈 동양종합식품 대표, 반도체 시설 같은 소시지 공장…"식품 위생이 경영 목표죠"

기업인 탐구

햄·소시지 등 생산…식품 '한우물' 쇠고기 제외 모든 재료가 국산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집중, 작업중에는 잡담도 금지
올매출 275억…2015년 500억 목표

1사11학교 캠페인 동참…"사회공헌이 기업 경쟁력 높여"
경북 영천시 금호강 인근에 위치한 동양종합식품 공장. 햄 소시지 돈가스 등 28가지 육가공식품을 만드는 이 공장을 방문한 첫 느낌은 마치 반도체 공장 같다는 것이었다. 우선 공장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절차가 그렇다. 근로자들과 방문자들은 신발을 벗고 장화와 위생복, 위생캡을 착용한다. 그리고 다시 솔을 이용해 위생복에서
불순물을 닦아낸 후 손을 세척한다. 그 다음이 에어샤워 과정. 네 단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이물질을 제거한다.창업주인 고 강봉조 회장에 이어 2005년부터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강상훈 대표(48)는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위생적인 식품을 안전하게 생산한다는 게 경영 목표”라고 소개했다. 같은 식품업계 관계자들도 동양종합식품 공장의 철저한 위생관리 모델을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한다.

동양종합식품은 이같이 위생적인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한 노력으로 1993년 ISO 9002 인증을 시작으로 ISO 14001 인증, 2008년 한국 서비스품질 우수기업 인증 등을 획득했다. 또 각종 제품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지정 및 2010년 축산물 HACCP 운영 우수기업 선정으로동종 업계에서 선두 주자로 나섰다.공장 내 작업규칙도 반도체 공장 내부를 연상케 한다. 일단 작업 중에는 잡담을 금지한다. 음식물에 침이 튈 수 있기도 하지만 대화하다가 집중력을 잃어 불의의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제가 공장을 둘러볼 때도 직원들에게 인사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집중을 주문한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07년 새 공장을 지은 후 한 건의 산업재해도 없었다”고 자랑했다.
위생교육과 안전교육에도 열과 성을 다한다. 임직원들은 매주 분임 토의를 통해 위생교육을 받고 매년 전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두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재료는 어떨까. 강 대표는 “쇠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가 국산”이라고 강조했다. 쇠고기는 호주산을 사용한다. 강 대표는 “몇 푼 아끼기 위해 싼제품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로부터 신의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게 된다”며 “더디게 성장하더라도 오래, 그리고 믿음을 주는 식품회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제품 대부분을 군부대에 납품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27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20억원 더 늘었다. 창업한 지 37년 동안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식품 분야에서 터를 닦아왔다.

동양종합식품이 설립된 것은 1975년 6월. 직업군인이었던 창업주 강봉조 전 회장이 식품유통으로 시작, 1983년부터 과자 사탕 등 과자류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햄버거 패티 등 육가공 식품을 생산해 군부대에 납품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2005년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경영을 물려받은 강 대표는 2007년 현재의 공장으로 확장 이전하고 2008년 비전을 발표했다.

비전 내용은 세 가지. 우선 2012년까지 매출 300억원, 2015년까지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 두 번째는 오로지 식품 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것. 그리고 마지막은 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을 만든다는 것이었다.강 대표는 업종 및 매출 목표와 관련, “군부대뿐 아니라 민간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며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 강 대표는 올바른 기업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내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기업인의 자세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작은 것부터 근로자·지역사회·국민들과 공감하려는 마음, 그리고 기업인으로서 깨끗한 기업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을 보여줄 때 기업인들도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직원들과 함께 지역사회봉사활동에 열심이다.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지역 하천 정비사업은 물론 1사1학교 캠페인에 동참, 매년 영천시 금호읍 거여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 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또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벌이고 회사 제품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등 작은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고 있다.

강 대표는 “사회공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그런 직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하고 든든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동양종합식품은 1993년 노사협력 우량기업, 2002·2006·2009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선정됐다.

강 대표는 “기본을 지키며 사회공헌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업 경쟁력은 올라간다”며 “기업과 사회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벌이는 또 다른 활동은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임은 2세 경영인들이 기업가 정신과 미래 경영인으로서 자질을 기르도록 돕고 주변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인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8년 말 결성됐다. 10월 말 현재 전국 155명의 2세대 경영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매년한 차례 워크숍과 해외 연수, 사랑나눔 봉사활동을 벌이고 네 차례 회장단 및 임원회의, 수시로 지
회별 모임 등을 열고 있다.

이 모임을 3년째 이끌고 있는 강 대표는 “가업승계는 근로자들이 마음놓고 자아를 실현할 수있는 백년, 천년 일터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며 “가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서로 노하
우를 익히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영 포인트

최상의 위생관리 시스템인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를 도입해 자연 친화적이며 위생적인 제품 생산해
고객만족과 종업원 복지 향상, 지역사회 봉사를 경영 방침으로 한다.

■ 중점 목표(1)식품의 안전성 유지중점 목표ㆍ(2)고객의 요구에 만족ㆍ(3)고객의 신뢰도 유지ㆍ(4)최적 품질을 갖춘 제품 제조 및 가공ㆍ(5)양질의 원료 선택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