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EU재무장관 회의 관전 포인트는?-LIG

다음달 초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과 유럽연합(EU)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럽 재정 위기 대책과 관련한 세부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의 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20 회의는 다음달 3, 4일(현지시간)에, EU재무장관회의는 8일에 각각 개최된다.

EU 각국은 지난 26일 정상회담에서 △민간의 그리스 채권 손실률(헤어컷) 비율을 기존 21%에서 50%로 상향조정하고 △은행의 핵심 자기자본비율(Tier I)을 9%로 높이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보증금 규모를 현행 4400억유로에서 1조유로로 늘리기로 잠정합의했다. 정용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EU 정상회담 합의안은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며 "자금조달 방안 등 세부 논의 과정에서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열리는 회담에서 △민간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을 EFSF 발행 채권으로 교환하는 채권 스와프 △유럽 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 지원 규모 및 방안 △EFSF 자금 마련안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채권단의 헤어컷은 50%로 결정됐지만 그 부담을 떠안을 채권자의 그리스 채권을 EFSF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교환하는 채권 스와프 방식은 아직 미정"이라며 "그리스 채무재조정 과정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스와프 방식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 채권자들이 보유한 나머지 그리스 채권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도록 EU가 300억유로 규모의 보증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대로 이행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유럽 은행들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을 9%로 상향하는 데 필요한 자금 규모도 합의돼야 한다. 예상 자금이 엇갈리면 비용 부담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유럽 은행들이 핵심 자기자본비율을 9%로 맞추려면 총 1060억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억유로, 금융권에서는 36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은행들이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누가 어떠한 기준에 따라 비용을 부담할 지도 문제가 된다. 정 연구원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게 되면 은행 디레버리지에 따라 대출 축소, 신용 경색 등 실물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FSF 자금 마련 방안도 난제다. EU는 EFSF 자금 확대 방안으로 손실보증, 특수투자목적기구(SPIV) 설립을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EFSF의 보증을 통한 손실보전의 경우 그 비율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봐야 한다"며 "손실 보증 비율이 낮으면 채권투자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이 EFSF의 SPIV에 참여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유럽은 중국, 중동 등이 SPIV에 출자하길 기대하고 있으나 해당 국가들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