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LTE시대 개막 '숨은 공신'은 국민생활 시간조사

TV 보는 시간 23분 줄고 휴대전화 이용 23분 늘자…이통사 서비스 도입 '가속도'
지난 26일 치러진 재 · 보궐선거에선 여론조사 기관별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이 여론조사 방법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인 것은 지금까지 통신수단이 상당히 바뀌었는데도 조사방법은 여전히 '옛날 방식'을 사용해 정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껏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이 사용한 방법은 KT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였다. 그러나 휴대전화,인터넷 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화번호부에 등재돼 있지 않은 가구가 5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니 유선전화를 활용한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여론조사 기관들은 전화번호부와 상관없이 임의 전화 걸기(RDD · Random Digit Dialing)를 통한 유선전화 조사와 휴대전화 조사를 함께하고 있다. 무작위로 번호를 만들어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비율은 통계청이 2010년 발표한 '2009 국민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랐다.

국민생활시간조사는 통계청이 노동,학습,가사,이동,수면,식사,봉사,여가 등 활동별로 국민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1999년부터 5년마다 실시하는 것이다. 가장 최근엔 2009년에 실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20세 이상)은 하루 중 수면에 7시간48분,식사에 1시간47분을 보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평일 오후 11시37분,기상 시간은 평일 오전 6시50분이었다. 이 밖에도 평균 이동 · 여가활동 · 자기계발 시간 등 국민들의 다양한 생활 패턴과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함께 조사됐다. 서울대도 지난해 별도로 '국민생활 시간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때 지상파 텔레비전 이용시간은 평균 1시간45분으로 5년 전에 비해 23분 감소한 반면 인터넷과 휴대전화 이용시간이 각각 25분,23분 늘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선 이 조사결과를 두고 기존 3세대(3G)에 비해 속도가 5~7배 빠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공급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영화,드라마,음악 등을 휴대전화에 다운받는 시간이 짧아질 수록 이용횟수도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