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싼 틈 타…누이 좋고 매부 좋은 '스몰M&A' 급증

하반기에만 48건…인터파크·LG생건·동양강철, 인수한 회사도 주가 뜀박질
증시가 조정을 거치면서 중소형 인수 · 합병(M&A) 관련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주가가 싸진 틈을 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M&A를 추진하는 기업이 부쩍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반기 상장사나 상장사 자회사의 타기업 흡수합병은 48건으로 이미 상반기 전체 건수(38건)를 넘어섰다. 코스닥 기업 경영권 양수도 사례도 19건으로 상반기의 16건을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을 M&A하는 이른바 '스몰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M&A 자문업체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최근 10여년간 스몰딜이 이렇게 많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28일 레저사업부문인 성우리조트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447억원의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디지털텍은 이달 들어 주가가 100% 이상 뛰었다. 대영상호저축은행 지분 53% 매각 추진이 재료가 됐다. 현대증권 키움증권 등이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M&A 흥행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린손해보험과 나우콤은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신사업을 위해 기업을 인수한 업체에 대한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인터파크는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아이마켓코리아 지분을 인수,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사업 진출로 주가는 이달 들어 40.9% 뛰었다. 색조화장품업체 보브를 사들인 LG생활건강도 호평받고 있다.

CJ씨푸드 동양강철 코오롱건설 에이스침대 에이스테크놀로지 등은 사업 집중과 원가 절감을 위해 내부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M&A 직후에는 인수회사는 인수대금 부담으로 약세를 나타내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의 개선된 현금 흐름과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인수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 인수회사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