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 질주에 협력사도 '신바람'

현장 리포트 - 평화정공 체코공장 가보니

i30·투싼 도어모듈 생산…주문 몰려 주말에도 특근
부지 선정·시스템 구축…현대차가 노하우 전수
지난 27일 오전 10시 체코 체스키테신 평화정공 유럽법인.여러 숫자가 나열된 전광판에 빨간불이 켜지자 작업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현대자동차 노소비체 현지 공장에서 동쪽으로 22㎞ 떨어진 이곳에서는 현대차 'i30''ix20''투싼ix'에 장착되는 도어모듈을 생산한다.

현대차의 작업속도에 맞춰 주문량이 표시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시각각의 상황이 전광판에 표시된다. 조영진 평화정공 기술감독은 "3시간 이상 납품이 지연되면 현대차 공장의 주요 생산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며 "재고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서열(JIS · just in sequence)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공장에서 조립공정에 들어가는 차량에 필요한 부품을 실시간으로 주문받아 조립해 보내는 게 JIS다. ◆물량 늘어나 주야 3교대 작업

대지 1만900여㎡,건물 1만350여㎡ 크기인 이 공장은 유럽 자동차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활기가 넘쳤다. 290여명의 현지 작업자들이 수시로 전광판을 확인하며 현대차에 보낼 도어,트렁크,후드 등 부품 조립에 분주했다. 평화정공은 현대차가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달부터 주야 3교대로 전환했다. 부품 납기를 맞추기 위해 공장은 하루 24시간,주말에도 가동한다.

현대차의 생산 · 판매확대에 힘입어 협력사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 체코공장에 맞춰 2008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해에 3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9년 320억원,2010년에는 전년대비 66.3% 증가한 532억원을 기록했다. 김찬정 평화정공 체코법인 상무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58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신형 'i30'가 투입되면 매출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화정공은 체코에서 빠른 시간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현대차의 체계적인 협력사 지원을 꼽았다. 현지법인 설립 전부터 컨설팅을 통해 물량 확보,부지 선정,전산 시스템 구축 등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었다.

김 상무는 "공장 준공검사와 인 · 허가 취득부터 체코 정부에서 지원되는 투자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현대차의 도움이 컸다"며 "온라인 주문정보 열람 시스템 구축에 대한 교육,과거 품질 불량 사례에 대한 상담과 지도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품질개선에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협력사,동반 진출로 수출 4.5배 증가모기업과 해외 시장에 동반 진출한 덕분에 평화정공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과 2009년 전체 매출액 2996억원,3203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98억원과 1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759억원,영업이익 155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각각 333%,154% 증가했을 정도로 성장했다.

현대 · 기아차의 다른 협력사에서도 동반성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01년 733억원에 불과했던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747억원으로 9년간 2.4배 증가했다. 해외 수출규모는 4.5배 증가했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7개 나라에 진출한 233개의 협력사와 추가 진출하는 업체들이 평화정공처럼 일석다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스키테신=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