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문구에 '점령' 당한 정용진 트위터

인사이드 Story - SNS 해킹·도용 무방비

뜬금없이 "혁명의 길로·삼성 가라" 도배질
벤츠버스 논란 관련 불만 세력이 해킹한 듯
"정용진은 가라! 삼성도 가라! 이제 혁명을 완성시키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트위터 계정(@yjchung68)에 올라온 자기소개 글이다. '자본주의는 파산했다. 이제 혁명의 길로 나아가자''정용진은 가버려라' 등 정 부회장이 쓴 내용이라 믿기 어려운 트위트도 함께 게시됐다. ◆과거 · 현재 계정 모두 해킹

평소 트위터를 즐기던 정 부회장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했다. 국내에서 기업인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 · 도용된 것은 처음이다.

정 부회장이 쓰던 트위터 계정의 이용자가 바뀐 것은 지난 29일 오후 7시쯤이다. 이날 오후 5시쯤 정 부회장의 트위터 계정에 접속하면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Sorry,that page doesn't exist)'라는 메시지가 떴다. 해당 계정이 탈퇴하면 나오는 내용이다. 그런데 두 시간 후 '본격 혁명봇' 이라는 이용자가 정 부회장 계정으로 트위터에 새로 등록하고 '자본주의는 파산했다. 이제 혁명의 길로 나아가자'라는 트위트를 처음으로 올렸다.

한 시간 후인 오후 8시쯤,정 부회장의 트위터가 다시 살아났다. 계정은 @yjchung68에서 @acaiberry56으로 바뀌어 있었다. 트위터는 계정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면 사용자와 아이디(계정)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 계정도 해커가 장악한 상태다. '계정 완전히 털렸음 ㅠㅠ''일단 비번 변경완료 참고로 과거 비번 qwerty' 등 정 부회장이 쓴 듯한 글이 올라왔지만 30일 오후 5시쯤 전부 지워졌다. 정 부회장은 최근 트위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신세계그룹 측은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한 달 전쯤 스팸 메일을 열었던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정 부회장의 과거 계정과 지금 계정 모두 해킹당했고 피의자는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CEO '트위터 리스크' 부상

정 부회장은 박용만 ㈜두산 회장,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등과 함께 국내 기업인 중 대표적인 '트위터 마니아'로 꼽힌다. 작년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당가에 화재가 발생하자 세 시간 만에 자신의 트위터에 "안전교육을 챙기겠다"고 올려 발빠른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작년 10월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이마트 피자를 비판하는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와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고객들의 불편함이나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민원성 트위트에 대해선 겸허히 수용했지만 잘못된 의견에 대해선 반박도 서슴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업무용으로 구입한 벤츠 미니버스를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서울 중구 신세계본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한 시간 넘게 걸린다.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벤츠 미니버스로는 20~30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은 "돈 많다고 자랑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 트위터 해킹은 이 논란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대기업 홍보담당 임원은 "기업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대외 이미지가 좋아진 경우도 많지만 이번 해킹 사건처럼 표적이 되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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