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서 스타트…"11월 주가 종결자는 기관"

10월 2조 가까이 순매수…삼성전자 등 IT주 수익률 높아
코스피 추가 상승폭 제한…기관이 담는 부품·금융株 '주목'
안도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가 10월의 마지막날 하락 마감했다. 나흘 만에 하락 반전한 코스피지수는 31일 2700억원이 넘는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20.45포인트(1.06%) 내린 1909.0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외 악재는 잦아들고 있지만 한 달 새 140포인트 가까이 오른 데 따른 심리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11월 증시는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기관의 주가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한 수익률 게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관이 선호하는 정보기술(IT)과 금융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주가 결정력,기관>외국인

10월 중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55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1조6562억원을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비슷했지만 상반된 전략으로 투자 성과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기관은 10월 한 달간 삼성전자(8055억원) LG전자(3180억원) 등 IT주를 집중 매수했다.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만 전체 순매수의 40%를 차지했다. 이날도 기관이 900억원 가까이를 사들이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96만8000원으로 2.43% 올랐다. 반면 외국인은 현대모비스 기아차 에쓰오일 등 여전히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52%로 기관 순매수 종목 상승률(12.1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9월 이후 개별 종목의 주가 결정력은 기관이 쥐고 있다"며 "당분간 기관 수급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쉬어가는 11월 증시

유럽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11월 증시 흐름은 10월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 동양종금 키움증권 등은 11월 지수 전망치 상단을 2000선 이상으로 제시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1980~2000선을 최고치로 내놓았다. 월초 몰려 있는 중국 제조업지수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마찰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주가가 오를 때마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 변수에 민감한 외국인도 당분간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 선호 업종 주목해야

당분간은 기관 주도의 종목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본부장은 "IT와 금융은 업황 사이클이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좀 더 관심을 이어갈 필요가 있고,낙폭 과대주 중 아직 주가가 회복되지 않은 조선 등도 주가 회복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지표가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경우 오래 쉬었던 정유 화학 등도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장은 "당분간은 펀더멘털이 극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종목과 덜 오른 종목 간 수익률 격차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 IT와 IT 부품주,자동차 부품주 등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