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하는 스포츠] 로고에 숨겨진 '캐시카우'…스포츠, 스폰서 달고 '홈런'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의 입장 관중이 사상 최다인 650만명을 돌파했을 때 함박웃음을 지은 기업이 있다. 올초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11 프로야구’ 공식 후원 계약을 한 롯데카드다. 프로야구가 올해 최고의 인기를 얻으면서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롯데카드의 브랜드 인지도가 좋아졌고 매출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네이밍(naming)’ 마케팅 수단인 ‘타이틀 스폰서’가 주목받고 있다. 성적이 돈과 직결되는 프로 스포츠는 기업들에는 이름을 알리는 최고의 창구다. 기업들은 회사 이름과 브랜드를 내세워 구단을 직접 운영하거나 경기장 곳곳에 광고판를 내걸어 스포츠에 열광하는 팬들에게 자신을 알린다. 그중에서도 타이틀 스폰서는 프로골프대회나 국가대표 축구평가전(A매치) 등에 단발성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처럼 리그명 앞에 붙어 시즌 내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6개월간의 대장정 동안 숨막히는 열전이 펼쳐져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 기간 타이틀 스폰서 기업의 이름과 이미지는 팬들의 뇌리에 자연스럽게 각인된다. 따라서 타이틀 스폰서는 TV중계권 못잖게 스포츠 리그나 대회의 ‘캐시카우’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시장 규모 확대로 타이틀 스폰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스폰서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 국내에서 타이틀 스폰서 비용이 가장 비싼 종목은 프로야구다. 롯데카드는 올해 연간 50억원을 후원하며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적지 않은 금액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프로야구 정규시즌(4~10월) 동안 야구장 주변에서 결제한 롯데카드 사용 실적은 지난해 64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8% 늘어난 884억원을 기록했다. 타이틀 스폰서로서의 인지도를 활용해 야구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이란 타이틀을 사용했다. 올해 정규리그와 챔피언십의 A보드 광고 및 90도 시스템 광고, 경기장 내외 프로모션 등 다양한 광고·홍보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30억원 선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는 올 시즌부터 프로농구의 공식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지난달 13일 막이 올라 7개월의 대장정을 치르는 프로농구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프로농구연맹(KBL) 소속 10개 구단 경기장 광고판에 이름을 알리고 브로셔 등 각종 발행물에도 브랜드 로고를 찍어내고 있다. SK는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나 인기가 적어 훈련 여건이 열악했던 핸드볼을 후원하며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핸드볼협회장을 맡으며 약속했던 핸드볼 전용 경기장 건립을 위해 434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첫 핸드볼 전용구장의 이름은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이다. 핸드볼 대회의 이름도 기존 ‘핸드볼 큰잔치’에서 ‘SK 핸드볼코리아컵’으로 변경, 핸드볼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 이미지 홍보 효과도 올리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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