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최대 실적…보험료 인하는 외면

4~9월 순이익 1조 넘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 들어 사상 최고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데다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모두 호조세를 보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손보사들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국내 5대 손보사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당기순이익은 1조11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200억원)보다 80.1% 증가했다. 업체별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으로 순이익이 늘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처럼 대형 손보사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은 올초부터 교통사고 때 운전자의 자기부담금을 늘리고 교통법규 위반 시 보험료 할증률을 높이는 내용의 개선 대책이 시행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작년보다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90.4%까지 치솟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2월 74.2%를 시작으로 지난 9월까지 8개월 연속 70%대를 유지했다. 손해율이란 손보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가운데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70.4%로 가장 낮았다. 현대해상은 71.6%,동부화재 73.1%,LIG손해보험은 75.6%를 각각 기록했다.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자동차보험 적자 폭도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에서 모두 1조5369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1083억원의 적자를 내는 데 그쳤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됨에 따라 작년 두 차례 인상했던 자동차 보험료를 이전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손보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12월까지 손해율이 계속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 초에는 대형 손보사가 보험료 인하에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