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1] "한국에 '볼커룰' 적극 추천"

볼커 "매우 좋은 법" 자화자찬
"대단히 좋은 룰이죠(terrific rule)."

폴 볼커 전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은 자신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볼커룰(Volcker Rule)'에 대해 큰 애정을 보였다. 그는 이날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과의 대담에서 "한국에 적극적으로 법(볼커룰)을 도입할 것을 추천한다"며 "아시아,유럽 등지의 더 많은 정부가 도입할수록 좋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볼커룰'은 볼커 전 위원장이 설계한 금융개혁안이다. 은행의 과도한 자기자본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금융개혁법인 일명 '도드 프랭크 법안'에 포함시켰다.

볼커 전 위원장은 "볼커룰의 목적은 상업은행의 투기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사가 부실화되면서 공적자금을 투입했는데 이는 납세자들이 금융기관의 운영을 부담하는 격"이라며 "은행이 위험한 투기 대신에 대출 예금 지급결제 등 기본적인 기능만 수행하도록 법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이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하고 싶으면 자체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투기활동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볼커 전 위원장과 대담한 사공일 회장은 그와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공 회장은 "볼커 전 위원장과는 20년 친구"라며 "처음에는 덩치가 커서 놀랐고 알고 보니 엄청난 천재여서 또 놀랐다"고 말해 청중들이 폭소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사공 회장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았을 때 많은 조언을 구했다"며 볼커 전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 재정위기를 계기로 세계는 집단적인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며 "G20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볼커 전 위원장은 이에 "G20 정상들은 정책 공조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행동계획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20여개국 정상이 합의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정확한 컨센서스를 확립한다면 그리스 재정위기를 포함한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