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1] 도요타 리콜ㆍBP 기름유출…"소통 충실했다면 결과 달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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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마케팅과 인재 활용앞서가는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SR)이 무거워진 시대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발전의 활로를 찾고 있고 거대 금융사는 과도한 수익 추구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어느 때보다 높다. 2일 인재포럼 기조세션 두 번째 시간에서는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들이 이 난제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 조직서 '마술' 일어날 것
브랜드·소셜 마케팅 통합
◆'의식있는 자본주의'의 바탕사회를 맡은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일치시키는 것이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며 "기업은 직접적인 이해관계로 맺어진 고객에게만 충성하는 게 아니라 직원과 사회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더욱 숭고한 목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CSR의 본질이며 진정한 소셜 마케팅"이라고 정의했다.
시소디어 교수는 직원과 사회에 헌신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강한 애착을 갖고,이것이 창의적 업무로 이어져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이기적 자본주의가 아닌 이른바 '의식 있는 자본주의'다. 그는 "사람이 즐겁게 살려면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열정의 소스(source)가 돼 불탈 수 있다면 바로 그때 조직 안에서 마술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홍보(PR) 전문가인 로버트 피카드 버슨마스텔러 아시아 · 태평양 사장은 시소디어 교수의 일반론을 현실에 적용해 구체화했다. 그는 "도요타의 리콜 사태,타이거 우즈의 성(性)스캔들,영국 석유회사 BP의 기름유출사고 등의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을까 아니면 PR이 잘못됐던 것일까"라고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피카드 사장은 "개인과 비정부기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기업을 비난하면서 민첩하게 움직인다"며 "일단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어떤 해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현대인들이 취업 부채 식량 환경 등 모든 문제를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 시대"라며 "뭔가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고 먼저 다가가서 귀를 열고 소통하려는 메시지를 보내야 비즈니스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브랜드 마케팅과 소셜 마케팅을 하나로 인식하고 신뢰를 얻어야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들은 과거 업적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지 말고 미래를 향한 목표를 투명하게 고객들에게 전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수익 증대로도 이어져
러스 헤게이 베인앤컴퍼니 부회장은 "사회적 책임은 핵심사업을 하고 남는 자투리 시간에 하는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며 "기업의 모든 조직이 이를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R의 성공적인 수행이 핵심 인재를 끌어오고 이는 기업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글로벌 회사들의 직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CSR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급여가 약간 줄어들어도 수용하겠다는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기존과 전혀 다른 새 사고방식,새 규범,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소개했다.
김영기 LG전자 부사장도 인재 활용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마케팅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감성적 스토리와 의무가 중요시되는 엄청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것을 기업들이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여성 5만여명을 위한 유방암 무료검진,노조의 사회적 책임활동(USR) 등을 예로 들며 LG전자의 CSR 활동을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기업활동은 직원의 몰입도를 높여 창의성을 높이는 한편 외부 생태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기업을 '기업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력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허란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