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업가적 혁신이 자본주의 최대 '천연자원'
입력
수정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 스티브 포브스 외 지음 | 김광수 옮김 | 아라크네 | 360쪽 | 1만5000원미국식 자본주의에 조종은 울렸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反) 월가 시위에서는 '자본주의는 악(Capitalism is Evil)'이란 말까지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과연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탐욕스럽고 부도덕한 체제일까.
포브스 미디어그룹 회장인 스티브 포브스가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아메스와 함께 쓴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는 순식간에 타락한 단어로 전락한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에 대한 변론이다. 저자는 '자유시장은 약자에게 타격을 입히지 않는가''헤지펀드 매니저가 1년에 37억달러를 받는 것은 이치에 맞는가''규제 없는 시장은 무질서에 빠지지 않는가' 등 크고 작은 질문을 던지며 자유시장경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정한 행위들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체제(system)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가 다른 어떤 대안보다도 도덕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기 재앙은 민간 금융회사의 탐욕과 부도덕이 아니라 자유롭지 못한 시장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정치인들은 이익을 징벌해야 공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경제에서는 그 반대가 정답"이라고 강조한다. 이익은 수요의 지표로 기업에 어디에 투자하고 어디에서 회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경영과 혁신,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투자자본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또 "상인계층을 탄압하고 괴롭힌 나라들의 경제는 하나같이 몰락했다"며 "부자들은 건전한 경제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기업가적 혁신이 자유사회의 가장 중요한 천연자원이며 민주자본주의 경제의 진정한 동력"이라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한다.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고삐 풀린 시장'이 주범으로 몰리곤 하는데 정부 주도의 해법에 연연할수록 시장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정부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정부의 규제는 기본적인 행동수칙을 제시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