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당선 후 서울 부동산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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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올라갈까…가락시영 재건축에 쏠린 눈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가락시영아파트 '종(種)상향'에 몰리고 있다. 총 6600가구로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박원순호(號)'의 각종 개발정책 향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어서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성 약화로 용적률 층고 등을 높일 수 있는 종상향이 중요해졌다"며 "가락시영에 대해 서울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향후 재건축 사업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11월 중순 종상향 여부 결정
재개발·재건축 속도 조정 등 부동산 정책 방향 가늠자 될 듯
◆종상향될까…사업 분수령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락시영의 용도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높이는 종상향 안건을 오는 16일로 예정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소위원회는 3종으로 올려 용적률 층고 등을 높여주면 둔촌주공,고덕시영 등과 형평성에 어긋나지는 않는지,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논의해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 차례 소위원회의 논의를 거친 만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종상향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영은 2008년 4월 사업시행인가가 났던 곳이다. 당시 2종 일반주거지역을 조건으로 용적률 265%를 적용,6600가구를 8106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이후 조합 측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3종 종상향을 신청했으나,특혜 시비 등을 우려한 서울시가 번번이 퇴짜를 놨다. 일반적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150~250%를 적용받아 7~12층 높이의 중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이 200~300%로 올라가고 층수 제한이 없어 초고층 개발이 가능하다. 종상향 결정이 내려지면 가락시영의 용적률은 299%로 높아지고 8903가구를 지을 수 있다고 조합 측은 추산했다.
◆'박원순호' 바로미터되나
이번 도시계획위원회는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절차여서 주목된다. '재개발 · 재건축 과속개발 방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 시장이 가락시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합 측은 도시계획위원회에 종상향 안건이 상정된 것만으로도 사실상 종상향으로 결론지어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범옥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장은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종상향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상향을 통해 조합원 분담금이 줄지 않으면 재건축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이 감안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소위원회가 종상향 등의 결정을 내리는 의결기구가 아니고 △조합 측의 요구 안건에 맞춰 심의하다보니 종상향에 따른 영향 관계를 분석한 것일 뿐 종상향 자체를 찬성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