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1] 강력한 리더십ㆍ빠른 의사결정ㆍ과감한 포용이 애플 키웠다

교토식 경영과 인재경영

승자독식ㆍ불확실성 시대엔 남들보다 먼저 시장 진출, 위기대처 능력 키워야
"애플과 구글은 이미 10년 전부터 '교토식 경영'을 도입해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

스에마쓰 지히로(末松千尋) 일본 교토대 경영관리대학원 교수(사진)는 '교토식 경영과 인재 경영'을 주제로 한 인재포럼 특별 강연에서 "지금은 오직 1등만이 모든 것을 누리는 승자독식의 세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토식 경영의 전도사로 유명한 그는 애플과 구글의 성공 비결로 독창성 및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 개발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최고경영자(CEO)의 민첩한 의사결정, 외부기술의 수용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교토식 경영은 시대가 바뀌어도 경영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은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교토에 근거지를 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에 주목,이들이 갖는 특징을 '교토식 경영'으로 명명했다. 교세라 일본전산 등이 대표적이다.

스에마쓰 교수는 "승자독식과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은 교토식 경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소위 소니와 마쓰시타 등 일본 경제의 주류를 이뤄온 '도쿄식 경영'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았으나 교토식 경영을 하는 기업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그는 주장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식 경영을 하는 업체의 공통점은 다른 일본 기업들과 달리 세계 시장에 먼저 진출해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대다수 기업들도 하루빨리 교토식 경영 체제로 노선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토식 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CEO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의 '빨리빨리' 경영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불확실성 시대에선 빠른 의사결정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며 "한국의 CEO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일본의 의사결정 과정은 여전히 느린 편"이라고 말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지금까지의 대학 교육이 여전히 일방적 · 몰개성적이었다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성호/김일규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