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기의 '월요전망대'] 고용 회복 분명한데 '번듯한 일자리'는 얼마나

이심기 경제부 차장 sglee@hankyung.com
'번듯한 일자리론(論)'이 힘을 받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정부에서도 고용의 양과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대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용이 국정 최대 현안으로 재부상한 것은 10 · 26 재 · 보선에서 '2040세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일 "고용과 복지야말로 사람에 대한 투자"라며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중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번듯한 일자리는 대기업 중심의 정규직과는 다른 개념이다. 대기업 투자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되면서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을 통한 수출 주도 성장전략 기조를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해 번듯한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10월 고용동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절반으로 꺾인 9월 취업자 증가율이 회복세를 보일지가 관심이다. 9월 취업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의 49만명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대로 내려선 것은 1년 만으로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

정부는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일용직과 임시직 근로자 수가 27만명 넘게 감소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결과라며 10월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상용 근로자 수는 54만7000명 증가해 고용의 질은 대폭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10월 전체 취업자 증가는 35만명 안팎까지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구직자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실업률 산정기준을 놓고 정부 내에서도 논란이 벌어지는 등 고용통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도마에 오르면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주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정부가 외환은행의 처리방향을 최종적으로 매듭지을지 여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사전통보하면서 1주일간의 의견제출 기간을 줬다. 이 기한이 끝나는 8일까지 론스타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금융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 중 41.02%에 대한 매각 명령을 의결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에 지분을 일괄 매각하고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행법은 강제 매각 명령을 이행하는 기간으로 최장 6개월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이번밖에 없다는 기류도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한은이 발표하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5.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농림수산품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고 환율도 1150원 밑에서 하향안정화되면서 수입물가의 상승압력도 낮아지고 있다. 다만 가스와 우유 등 일부 생필품 가격과 교통요금이 들썩거리고 있어 11월과 12월의 물가관리가 쉽지 않다.

이심기 경제부 차장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