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차그룹株펀드의 질주

10월 이후 7%대 수익…설정액도 꾸준히 늘어
LG그룹주는 수익률 '부진'
올 들어 바닥권을 맴돌던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상반기 주도주인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가운데 자동차주의 주가가 유일하게 8월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현대차그룹주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64개(클래스펀드 포함) 삼성그룹주펀드는 10월 이후 지난 4일까지 평균 7.52%의 수익을 올렸다. 일부 삼성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8~1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5.15%)은 물론 다른 그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4.45%)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은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 반등하기 전인 8월까지만 해도 다른 그룹주펀드 평균에 못 미쳤다. 실제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아직도 삼성그룹주펀드(-13.48%)가 기타그룹주펀드(-4.97%)보다 낮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주들이 주도주로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그룹주 펀드들은 대개 2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데 삼성그룹주펀드의 경우 IT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IT주가 차 · 화 · 정의 뒤를 이어 하반기 주도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어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양호한 투자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설정액도 크게 늘었다. 운용펀드 기준으로 최근 한 달여간 417억원의 신규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삼성그룹주펀드 설정액(재투자분 포함)은 6조4691억원으로 107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타그룹주펀드 설정액은 84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 주요 그룹주펀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던 현대차그룹주펀드도 양호한 수익률을 배경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현대차그룹과함께자1C1'(7.73%)과 '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1A'(7.46%)는 지난달 이후 삼성그룹을 제외한 여타 그룹주펀드 중 가장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반면 LG그룹주펀드는 수익률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TF인 '미래에셋맵스타이거LG그룹+'는 지난달 이후 수익률이 0.95%로 주요 그룹주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1A'가 2.26%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을 제외한 그룹주펀드들은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시장 흐름에 따라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주도 업종을 구분한 뒤 선별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