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 '잠잠' 野 통합 '시끌'…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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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FTA 이후로 쇄신 논의 연기…손학규-박지원, 全大 방식 놓고 '내홍'여야의 쇄신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터져 나왔던 쇄신 논의는 벌써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의 화두인 통합도 방법론을 둘러싸고 갈등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에 제동을 건 것은 홍준표 대표다. 홍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에 집중 논의된 당내 쇄신 논의는 이제 출발 단계"라며 "앞으로 쇄신 연찬회,끝장 토론을 통해 모든 의견을 수렴한 후 최고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끝난 뒤 쇄신 연찬회를 열어 치열한 토론을 거쳐 최고위에서 쇄신안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정권 사무총장이 9일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우선 순위는 밀리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겨냥한 소장파들의 쇄신 요구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소장파 의원 25명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거부했다. 당 지도부에게도 쇄신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지만 이날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게 전부였다.
당 내부에서도 쇄신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홍 대표가 제안한 중앙당사 폐지,오디션식 총선 공천 등의 쇄신안에 대해서는 당장 최고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소장파의 쇄신 요구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나성린 의원은 "쇄신파의 정책노선을 따르려면 중도 또는 중도좌파정당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자신들의 노선이 절대로 옳다고 생각하면 당이 쪼개질 위험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권 통합 전당대회 문제를 놓고 심한 내홍에 빠졌다. 민주진보진영 모든 세력이 한 번의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정당을 출범시키는 '원샷 통합 전당대회' 방식을 택하느냐,아니면 민주당의 단독 전대 후 통합전당을 건설하는 '투샷 방법론'이냐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원샷 전당대회를 주장한다. 이달 내 통합추진기구를 만들고 다음달 18일 전에 통합전대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야권 통합을 위해서는 통합전대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수임권을 갖지 않은 현 지도부가 자체 전대 없이 통합전대를 추진하는 것은 당헌 · 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당권주자 우제창 의원은 "1%의 지도부는 혁신의 목소리를 통합의 대의로 잠재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병욱/허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