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유튜브에 K팝 전용채널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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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SW 세계진출 도울 것"
한국업체 상생방안 발표…슈미트, IT CEO 연쇄 회동
4년 만에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 정보기술(I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지난달 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구글 한국지사를 찾아 "(슈미트 회장이) 선물을 가져오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호언한 데 답하는 모양새다. 슈미트 회장은 7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 이라는 명칭으로 한국 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인터넷 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구글이 운영 중인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K팝 전용 채널을 개설하기로 한 것.슈미트 회장은 또 국내 IT 기업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자사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구글 월릿(Wallet)'의 한국 시장 안착 문제를 논의했다.
◆구글 "한국 게임 기술력 대단"코리아 고 글로벌 사업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진흥책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IT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의 세계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우선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개발 촉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해 선정된 우수 팀에는 일부 개발금과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구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벤처 투자자를 연결해주기로 했다.
두 번째 지원 프로그램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한류를 세계에 알리는 창구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글이 운영 중인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K팝 전용 채널을 개설하기로 했다.
슈미트 회장은 또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게임산업을 통해 양질의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며 "구글은 앞으로도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유료화 안한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석채 KT 회장,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서진우 SK플래닛 사장 등 국내 주요 IT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근접무선통신(NFC)을 이용한 무선결제사업을 집중 논의했다.
구글은 지난 5월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마스터카드 가맹점의 NFC 단말기에 갖다 대면 마스터카드 계정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구글 월릿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저브레드의 레퍼런스폰인 삼성 넥서스S에 NFC 기능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날 슈미트 회장은 국내 IT업계 수장들을 한 시간 단위로 만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9시부터 이동통신사 CEO들을 비롯해 최시중 위원장,박종석 LG전자 부사장,박병엽 팬택 부회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는 최지성 부회장,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회동했다.
슈미트 회장은 특히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가 유료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유료화로 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삼성 LG 등이 접근하는 기회를 막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완/차병석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