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弗 '액체안경'…저소득층 돕고 수익 확보

희망주는 사회적기업 - (3) 활발한 해외 사회적기업

소외계층 '맞춤 자산설계'…절세 등으로 4억원 환급
환자들이 직접 제품 생산…임금 받고 재활치료비 충당
국내에 설립된 사회적기업들은 고용을 목적으로 한 '일자리 창출형' 모델이 대부분이다. 반면 해외 사회적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검증된 사업성으로 안정적인 수익도 확보하고 있다. 환자들의 재활치료,서민들을 위한 자산 설계 컨설팅,맞춤형 안경 제작 등 다양한 상품,서비스로 시민에게 다가서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도 소중한 일꾼미국 세인트 폴에 위치한 '리빌드리소스'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재활치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사회적기업이다.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한 사회적기업이 대부분 정부 지원 아래 운영되는 반면 리빌드리소스는 예산의 80%를 수익으로 운영하고 있다.

리빌드리소스가 이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환자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명확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환자들을 회사의 생산현장에서 전일제로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현장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들이 고객의 주문에 맞춘 스크린 프린팅,자수를 이용한 의상,이벤트용 유니폼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환자의 자활활동에 온전히 투자하는 시스템을 구축,기업의 최대 고민인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리빌드리소스에 고용된 환자들은 임금 외에 특별 혜택도 받고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이력서 만들기,컴퓨터 개인과외,직원 탐색 교육 등의 진로 탐색 서비스를 받는 것은 물론 전문가 상담과 회복 훈련 같은 재활에 필요한 활동도 지원받는다. 이런 활동 덕택에 지금까지 리빌드리소스를 거쳐간 환자 수만 1000여명이 넘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기술 접목 제품으로 수익 창출

해외 기업 중에는 신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개발,소외계층을 돕고 수익을 얻는 사회적기업도 존재한다. 영국의 사회적기업인 '개발도상국 시력센터(CVDW)'가 대표적인 예다. 이 기업은 '어드스펙스(Adspecs)'라는 특이한 안경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양쪽 안경다리에 부착된 주사기의 톱니바퀴를 돌리면 렌즈가 착용자의 시력에 맞게 조절되는 시력 맞춤형 안경이다. 주사기를 통해 투입되는 액체의 양에 따라 렌즈의 두께가 미세하게 변하면서 사용자에게 알맞은 도수로 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안경의 가격은 19달러(2만1300원) 선이다. 일반 안경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하루 1달러(1122원)로 살아가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겐 부담스러운 액수다. CVDW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시력 교정 문제를 담당하는 비영리 단체 글로벌비전 2020(Global Vision 2020)과 협력,2020년까지 10억명의 사람에게 액체안경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저소득층 '자산 설계'도 해준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국내 기업들이 설립한 미소금융 등이 저소득층 자활을 위해 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면 미국의 사회적기업인 '셀프'는 저소득층 가정에 필요한 '자산 설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3단계 지원체계를 마련,단계별로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저소득층 자활을 돕고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갖도록 직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생활 전반을 돕는 서비스를 펼친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금과 주거환경에 걸맞은 자산 설계 컨설팅을 제공,저소득층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다. 셀프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7800여 저소득층가구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 덕택에 482가구가 모두 34만7333달러(3억8970억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밖에 실업자의 취업을 위해 면접에 필요한 옷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하는 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