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골프와 대학입시
입력
수정
첫 타석 불안한 건 누구나 같아…마지막까지 최선 다해 홀인하길내일은 201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다. 전국의 모든 수험생은 그동안의 노력을 확인하는 날이지만,부모들은 조바심에 온종일 초조할 것이다. 흔히 골프를 인생에 비교하곤 하는데 고생한 우리 아들 딸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기를 기원하는 부모를 위해 오늘은 골프 이야기로 대학입시를 풀어보려 한다.
권오형 < 한국공인회계사회장 kohcpa@kicpa.or.kr >
수능시험은 드라이버 샷과 같다. 드라이버 샷으로 멀리 공을 쳐내는 것은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좋은 성적을 얻어야지 좋은 대학에 들어 갈 수 있다. 물론 수능성적이 좋다고 꼭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고 보장받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성적이 나쁘면 대학을 고르기가 힘들다. 마찬가지로 드라이버 샷을 잘했다고 반드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못 치면 좋은 스코어는 거의 불가능하다. 세컨드 샷은 대학 선택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지원할 대학을 정해야 한다. 학교의 역사나 동창 관계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학교를 지원해야 합격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도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 드라이버 샷으로 놓여진 볼의 상태(수능 점수 분포)에 따라 클럽과 샷 방법을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야만 세컨드 샷이 좋을 수 있다.
다음으로 전공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서드 샷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하는 스코어를 얻기 위해 반드시 '온 그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자신있는 클럽을 선택해 공을 쳐야 한다. 즉 전공의 선택은 경쟁률도 중요하지만 적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상위권 학교는 논술시험을 치르는 곳이 많은데,논술시험은 어프로치 샷이라고 할 수 있다. 골프에서도 어프로치는 바로 홀인하거나 원 퍼트로 홀인할 수 있도록 해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수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이 이를 위해 족집게 과외도 받는다고 한다. 미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확고한 주관을 갖고 있는 게 좋다.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면접시험은 퍼팅이다. 물론 대학입시에서는 면접시험 때문에 불합격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부 대학은 면접시험 결과가 당락을 좌우하기도 한다. 골프에서 퍼팅은 그 홀의 스코어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다. 특히 2온 후 3퍼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시생이 합격 마지막 관문에서 실수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골퍼라면 누구나 '헤드 업' 때문에 고민한다. 퍼팅은 마지막 순간까지 시선이 공을 따라가야 한다. 우리가 상대방과 시선을 마주치며 대화하지 않고,딴 곳을 보게 되면 그 대화는 실패하는 것이다. 퍼팅처럼 면접에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대학 입시의 첫 단계인 수능시험 날.골퍼들도 첫 타석에서는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멋진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우리 수험생 모두가 최고의 점수를 얻길 간절히 기대한다.
권오형 < 한국공인회계사회장 kohcpa@kicp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