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르 대표 인터뷰 "미쉐린의 혁신 DNA는 스포츠서 나온다"

극한 상황서 타이어 시험…車경기장은 거대한 연구소
동기부여로 끈끈한 팀워크…개인 역량 최대한 이끌어내
"미쉐린의 DNA에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기업 경영의 해답도 스포츠에 있습니다. "

세계 2위의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대표(56)의 경영철학이다. 세나르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남부 도시 클레르몽페랑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스포츠는 기업의 축소판"이라며 "경영전략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영감을 스포츠에서 얻고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쉐린 그룹의 3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나 내년부터 단독 회장직을 맡기로 예정돼 있다. 올해는 미쉐린이 스포츠 커뮤니티인 'ASM 스포츠협회'를 설립한 지 100년째 되는 해다. 미쉐린은 이를 기념해 최근 본사에서 '스포츠와 기업'이라는 주제로 컨벤션을 열었다. ◆"모터스포츠는 거대한 연구소"

세나르 대표는 인터뷰 중 여러 차례에 걸쳐 "스포츠는 혁신(innovation)"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모터스포츠 경기는 극한의 상황에서 타이어를 시험해보는 거대한 연구소"라며 "스포츠 경기에서 기술 혁신의 답이 나온다"고도 했다. 미쉐린의 새로운 기술이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경기인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WRC' 등을 통해 탄생하고,또 이를 통해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미쉐린이 모터스포츠에 참가한 역사는 122년의 회사 역사와 맞먹는다. 미쉐린은 1889년 설립 후 2년 뒤인 1891년에 '파리스-브레스트-파리스 자전거 레이스'에 참가했고,이 대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탈부착 타이어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미쉐린의 모터스포츠용 타이어인 '파일럿 슈퍼 스포츠'가 부가티 베이론에 장착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431㎞/h)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포츠를 통한 동기부여"이번 컨벤션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스포츠가 기업 경영에 기여하는 역할'이다. 세나르 대표는 "스포츠팀 선수와 같이 기업도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방법은 동기부여"라며 "동기부여는 상호신뢰와 유기적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스포츠 활동을 통해 신뢰와 협력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쉐린은 테니스,역도,축구,복싱 등 다양한 스포츠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고참 생산직 직원은 후배 직원들의 운동을 지도하는 코치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리더십이 함양되고 상호 신뢰가 돈독해진다는 것이다. 세나르 대표는 "스포츠는 균형이 중시되고 제한된 조건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이 요구된다"며 "이는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며 미쉐린이 세계 최대 타이어 생산업체로 발전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미쉐린은 전 세계 19개국 69개 공장에 11만1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1억개 이상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179억유로(27조5000억원)다.

◆스포츠 강좌 운영…지역 사회 화합미쉐린 본사 앞에는 창업자의 아들 이름을 딴 '마르셀 미슐랭 스타디움'이 있다. 이 경기장은 직원은 물론 직원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미쉐린은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세나르 대표는 "질 높은 훈련을 받은 아이들이 장대높이뛰기,권투 등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사례도 많다"고 소개했다. 1911년 창단한 럭비팀 'ASM AC'도 직원 및 지역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그는 "일요일이면 생산직,행정직 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 모두 한목소리로 팀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클레르몽페랑=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