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 992억 횡령혐의 상당부분 확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9일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992억원이 총수 일가의 개인투자에 빼돌려진 정황을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I사 등 베넥스가 투자한 업체 6곳과 이 회사 관계자 자택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SK그룹 18개 계열사는 베넥스에 280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SK텔레콤, SK가스 등 일부 계열사 투자금 992억원이 베넥스 대표 김준홍 씨(46)의 차명계좌를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51)의 선물투자를 맡은 SK해운 고문 출신 역술인 김원홍 씨(50)에게 흘러 들어갔다.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의 개인 선물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48)이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세탁을 거치는 등 돈을 직접 빼돌리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최 회장도 일정 부분 관여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베넥스가 SK 계열사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투자 형식을 빌어 이들 업체를 통해 돈세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압수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자금 흐름이 확인될 경우 최 회장 형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횡령 범죄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최재원 부회장은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베넥스에 투자된 돈 중 나머지 1800여억원도 선물투자 등 개인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좌 추적과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한경닷컴 속보팀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