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꼭 타자" 수능시험장 표정

[한경속보]“여러분의 꿈을 KB국민은행이 응원합니다”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고등학교 앞은 각종 업체들의 플랜카드로 북적였다.대신증권과 의류업체인 폴햄도 개별 부스를 차려놓고 학생들을 응원했다.이은경 대신증권 여의도지점장은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시험으로 인해 긴장한 마음을 따뜻하게 풀 수 있도록 과자와 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미래의 고객인 예비대학생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업체들의 판촉전은 다른 시험장도 마찬가지였다.명동에 있는 계성여자고등학교 앞에는 아웃백·애슐리 관계자들이 학생들에게 빵과 차 등을 나눠주고 있었다.위대환 애슐리 명동점장은 “빵이나 차를 나눠주는 곳이 많아서 우리는 따뜻한 캔커피와 딸기에이드 무표쿠폰을 나눠주는 중”이라며 “수능일은 평소보다 매출이 15~20% 정도 증가한다”고 귀띔했다. 아웃백 관계자도 “명동 인근 아웃백 3개 지점 직원 10여명이 나와 빵과 커피,차를 나눠주며 응원하고 있다”며 “아웃백 전 지점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매년 수능시험장에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웃백은 이날 빵과 커피 600인분을 준비했다.

◆애끓는 母情…한 마음으로 ‘합격기원’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모정도 곳곳에서 포착됐다.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온 현미숙씨는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아들이 과학·수학을 잘 하니까 너무 쉬운 문제가 나오면 안 된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강남구 개포동에서 온 정모씨는 “혹시 빠뜨린 게 있어서 도로 나올까봐 기다리는 중”이라며 “10년 넘게 공부한 게 이번 시험 한 번으로 결정되는 만큼 긴장하지 않고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정동 이화여고에서 만난 학부모 김수자씨는 “첫 아이가 1년 동안 기숙학원에서 공부했는데 수험장에 이모가 따라갔다”며 “둘째 아이도 고생을 많이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재수생 딸을 둔 학부모 양모씨는 “올해 수능은 작년보다 쉬울 것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며 “우리 애가 쉽다고 느끼면 다른 애들도 쉬울테니 좋다 나쁘다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호선 꼭 타자” 후배들 응원전 ‘후끈’

후배들도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단대부고 학생들은 새벽 3시부터 시험장 앞에서 선배들을 기다렸다.현대고 학생들은 전날 자정부터 교문 앞에 집결했다.이화·계성·덕성여고 학생 100여명은 “선배님 재수없어” “2호선 꼭 타자” “수능이 선배님을 자유케 하리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상명여고,신광고 학생들도 각각 “수능대박! 상명여자부속고등학교”“수능 대박!신광이 최고야” 플랜카드를 내걸었다.고척고 학생들은 “수능이여 고척에게로!”,우신고 학생들은 “우신고,다시는 보지 맙시다” 등 플랜카드를 걸었다.

학부모와 후배들이 열기를 뿜어낸 반면 수험생들은 차분했다.대영고에 다니는 임정민군은 “난이도가 쉽기 보다는 변별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박모양은 “어제 악몽을 꿔서 조금 긴장되지만 평소대로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일/심성미/김우섭/하헌형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