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식은 글램핑…"호텔로 모여"

인사이드 Story - 럭셔리 캠핑 "몸만 오세요"

호텔 안에 캠핑존…잠자리·먹거리 완비
호화로운 야생체험…직장인에게 인기
서울 광장동의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야외수영장 옆 데크.와이셔츠와 양복,정장 차림의 남녀 직장인 6명이 텐트 앞 테이블에 모여 "건배!"를 외쳤다. 테이블 옆 바비큐 그릴에선 쇠고기 등심과 흑돼지 목살,왕새우,소시지 등이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며 익고 있다. 텐트 안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가을밤의 정취를 더했다.

지난달 18일 시작한 이 호텔의 캠핑존 '캠핑 인 더 시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개장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연말까지 220여건의 예약이 몰렸다. 평일에는 저녁에만 운영하는데도 전체 8동의 텐트 가운데 5~6동이 예약돼 있고,점심 · 저녁을 운영하는 주말과 크리스마스 이브를 비롯한 연말 휴가 기간 예약은 완료됐다. 1인당 7만~10만원의 고가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호텔 캠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뜨는 글램핑(Glamping) 트렌드 덕분이다. 글램핑은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비용이 많이 드는 귀족적 야영을 뜻한다.

원래 야영은 자연 속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것이지만 장비와 먹거리,연료 등을 모두 챙기려면 번거롭다. 글램핑은 이런 점에 착안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간편하게 캠핑을 즐기도록 한 것.부대 시설을 럭셔리하게 갖춘 게 특징이다. 북미 · 유럽 등에선 이미 부유층의 여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 글램핑을 먼저 도입한 곳은 제주신라호텔이다. 제주신라는 지난해 12월 중문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캠핑&바비큐존'을 열었다. 텐트 한 동 설치 비용이 500만원에 이를 만큼 럭셔리 코드를 맞췄다. 바로 옆의 제주롯데호텔도 지난 8월 풍차정원 아래 숲 속에 오두막,트레일러,텐트를 갖춘 캠핑존을 만들었다.

워커힐의 '캠핑 인 더 시티'는 제주도에만 있던 캠핑존을 도심으로 가져온 것.요즘 유행하는 세 가지 트렌드인 걷기,캠핑,럭셔리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했다. 워커힐의 캠핑존은 한강 조망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아차산을 산책할 수 있어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텐트는 캠핑 마니아들이 탐내는 일제 오가와 제품,의자는 스노 피크 제품이다. 텐트 안에는 히터와 전기장판,담요,보드 게임,MP3 플레이어,스피커까지 설치돼 있다. 유휴 시설을 이용한 역발상 아이디어도 빛난다. 캠핑존은 여름에 야외수영장 성인풀로 운영되는 리버파크의 데크다. 전망은 최고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사용하지 않던 공간인데 '도심 속 캠핑'이라는 역발상으로 활용했다.

이 호텔의 강소영 과장은 "별도 준비나 뒷정리가 필요 없어 새로운 회식 장소를 찾는 직장인들에게 인기"라며 "주말에는 가족,주중에는 넥타이 · 하이힐 부대가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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