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과 CEO 23명, 명동서 1시간이나 쇼핑한 까닭

"굳이 주문대 앞에 가지 않아도 메뉴판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됩니다. 결제도 앉은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하면 돼요"

10일 오전 11시께 명동 눈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카페베네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김선권 대표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으로 커피를 주문ㆍ결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김 대표에게 "커피 좀 한 잔씩 돌리세요"라고 농담을 건넸고, 김 대표도 흔쾌히 "예" 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석채 KT 회장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문을 하는 것에 "기술이 발전할수록 '중간단계'가 사라진다"며 "자연의 법칙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날 최 위원장을 비롯해 이석채 회장 등 이통3사,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 카드 11사,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등 가맹점 6사, 결제대행업체(VAN)3사 CEO들이 명동에 모여 1시간 동안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토니모리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 스마트폰으로 구매한 화장품을 결제하고, 문자를 통해 모바일 스탬프 내역을 확인했다.

CGV 영화관에서는 최근 흥행작인 '만득이' 포스터를 스마트폰으로 터치해 동영상을 감상하고 주인공, 감독 등에 대한 세부정보를 확인했다. 또 스마트폰으로 영화 예매까지 마쳤다.

NFC란 두 대의 스마트 단말기가 약 10cm 이내의 거리에서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통신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인식장치(결제기)에 가져다대는 것만으로 물건을 주문, 결제하고 할인쿠폰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현재 NFC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S2, 베가레이서, 넥서스S 및 LTE 스마트폰 정도다.

방통위는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 시대를 맞아 NFC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명동에 'NFC 존' 시범 사업을 이날부터 3개월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커피숍, 편의점, 패스트푸드, 화장품 매장 등 명동 200여개 매장에 NFC 모바일 결제 인프라가 설치돼, NFC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모바일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모바일 결제 및 쿠폰 다운로드, 스마트 주문 등의 시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이통사는 NFC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카드사는 모바일 카드 발급을 진행하고 있다"며 "VAN사는 NFC 복합 결제기를 개·대체하고, 가맹점은 NFC가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에서 수용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방통위는 또 관계 사업자와 함께 대형마트, 주유소, 대형 프랜차이즈 등 7대 전략가맹점을 대상으로 NFC 결제 인프라를 보급해 전국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NFC기반 모바일 후불 교통카드를 상용화하고, 공항 NFC존, 그린 영수증, 영세상인 NFC 결제기 지원 등 다양한 시범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국내·외 NFC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NFC칩, 태그, 안테나 등 하드웨어와 관련 응용서비스 솔루션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통신, 금융, 보안 산업 등과 융합돼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등에 따르면 세계 NFC 시장 규모는 2014년까지 총 3700억달러, 이용건수 35억7200만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5년에는 전체 휴대폰의 약 85.9%에 NFC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시장은 2000년부터 시작한 휴대폰 결제 시장규모가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약 2조원을 넘어섰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