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엔씨소프트, '블로' 상용화 내년으로…투자자 '실망'

엔씨소프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리니지·리니지2 등 기존 게임의 아이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10일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1% 줄어든 3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5%와 29% 감소한 1476억원과 2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는 지난 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아이템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리니지 매출은 2분기에 663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으나 3분기에는 51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 비중도 43%에서 38%로 줄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리니지의 부분유료화 매출이 기대에 소폭 미치지 못한 가운데 리니지2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리니지 아이템 매출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줄었다"며 "영업이익 역시 마진이 높은 아이템 판매가 감소하면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리니지 월정액 매출과 PC방 매출은 큰 변동이 없다"며 "변동성이 커진 것은 거의 아이템 판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3분기 게임별 매출은 리니지와 리니지2가 각각 510억원과 212억원을 기록했으며 아이온이 558억원, 시티오브히어로즈·빌런이 28억원, 길드워가 19억원 그리고 기타 캐주얼 게임 등이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CFO는 다만 "아이템 판매는 앞으로도 분기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연간 단위로는 이전과 비숫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부진한 분기 실적보다 신작의 상용화 일정 지연에 더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신작의 연내 상용화를 기대했던 것이 내년으로 늦춰졌다는 게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일정 발표 이후 주가는 장중 13% 이상 떨어지며 32만원선까지 밀렸다.이 CFO는 "블레이드앤소울(블소)에 대한 테스트 과정이 한번 더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연내 중 상용화보다 내년 1분기 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측는 추가 테스트가 상용화 일정의 지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상용화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주가 역시 지난 실적보다 향후 신작에 대한 기대심리에 따라 상승 탄력을 키워왔다.

블소의 상용화 일정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다른 신작들의 일정도 줄줄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길드워2는 연내 비공개시범서비스(CBT)를 시작하지만 소규모로 제한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나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CBT가 진행될 전망이다.한편, 이 CFO는 엔트리브 인수건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 엔트리트 인수에 관한 세부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