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복지는 시혜 아닌 시민권리…복지시장 될 것"

온라인 취임식

시장실 구석구석 공개…취임식 끝나자마자 덕수궁 앞서 '번개팅'
"3분 전,2분 전,1분 전,큐!" "시민이 시장입니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취임식에 함께 해주시는 시민 여러분 환영합니다. "

16일 서울 서소문동 시청 별관 시장실에서 열린 박원순 시장의 취임식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그동안 파격 행보를 이어온 박 시장답게 사상 유례없는 이날의 온라인 취임식 과정도 파격적이었다. 박 시장은 오전 11시부터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시민들 앞에서 단독으로 취임식을 진행했다. 그는 가장 먼저 '헌책방'을 컨셉트로 새 단장한 시장실 구석구석을 공개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사장이 재미와 소통을 주제로 꾸몄다. 시장실이 일반에 공개된 건 1946년 1대 서울시장 취임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이다.

비서실을 거쳐 시장실로 들어선 박 시장은 선거 유세 때 '경청투어'를 통해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시민의 소리'벽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제일 자랑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특별한 벽지"라며 유세 기간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적어준 포스트잇으로 둘러싼 벽을 선보였다.

박 시장은 이어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및 행정1 · 2부시장,정무부시장,복지건강본부장,도시안전본부장 등 시 간부들을 소개하고 악수를 나눈 뒤 함께 국민의례와 선서,취임사 낭독을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라며 "복지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식은 시장실 밖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인터넷 생중계를 마무리하면서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번개팅이 있으니 지금 바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만나시죠"라며 시청을 나섰다. 박 시장이 건물을 나서자마자 1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서부이촌동,마천동 등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은 박 시장을 붙들고 민원서류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덕수궁 앞 대한문에서 마이크를 들고 "7층 방(집무실)에만 머물지 않고 가능하면 시민 곁으로 다가가 얘기를 듣겠다"며 "재개발은 복잡한 문제지만 어떻게든 고민해 해결하겠다. 제가 머리가 벗겨지면 다 뉴타운 때문"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과 함께한 '시민시장' 박 시장의 취임식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