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유럽 우려' 재연으로 조정 이어질 듯

[0730]국내 증시는 18일 가시지 않은 ‘유럽 경제 불안’으로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승 마감,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은행에 대한 경고로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7일 소폭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내 반락한 지수는 상승 및 하락 구간을 넘나들었다. 연기금 매수세가 장 후반 유입되면서 장중 한 때 1700억원대까지 순매도 규모를 키웠던 기관은 이날 73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쳤다. 17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1% 넘게 하락 마감한 점은 이날 투자심리 불안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한때 연 7%를 넘어서는 등 유럽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탔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대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지만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도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38만8000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으로 주가가 박스권에서 흔들리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박스권 흐름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며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단기 트레이딩 위주로 방망이를 짧게 잡고 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코스피지수 1800대 초반에서 1900대 중반의 박스권을 염두에 둔 분할매매 관점의 접근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지지를 바닥으로 반격을 시작했지만 1900선에 근접할수록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을 것” 이라며 “ECB와 독일 정부의 위기에 대한 대응 미숙은 지속적으로 지수 변동을 유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관심업종으론 정보기술(IT), 소비재 등을 꼽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통신(IT) 관련주에 대한 비중 확대 시각을 유지한다” 며 “최근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웃돈 이유가 IT 제품 구매에 따른 결과였고, 추수감사절 이후 쇼핑시즌도 IT제품이 잘 팔릴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한다”고 전했다. 최근 연기금이 관심을 가진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보다 유리할 것이란 조언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와 이를 반영한 업종별 계절성, 주당순이익(EPS) 성장 등을 고려하면 IT, 경기 소비재, 소재 업종이 유리하다” 며 “IT의 경우 EPS 성장이 뚜렷하게 상방향 궤적을 그리고 있고, 경기 소비재의 경우 둔화되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수준이 가장 높은 업종”이라고 평가했다.소재 업종은 지속적인 EPS 성장세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 상승 반전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