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주식매각 명령]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가격 협상 최선 다하겠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앞으로 론스타와 협상을 가져 외환은행 인수대금을 최대한 깎을 것"이라고 18일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직후 기자와의 전화에서 "론스타는 계약서상의 인수가격 주당 1만3390원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우선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비싸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맺은 인수가격 주당 1만3390원을 기준으로 한 외환은행 PBR은 1배 수준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PBR은 0.7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론스타가 주장하는 것과 하나금융이 얘기하는 것은 서로 포인트가 다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론스타는 자산가치 프리미엄을 얘기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은 시장 프리미엄을 주로 거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외환은행의 주가는 7900원으로 매매가격 1만3390원에 비해선 41%나 낮은 수준이다. 다시 말하면 론스타가 고집하고 있는 시장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많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김 회장은 그러나 "협상 상대방이 있는 만큼 얼마나 깎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수준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신중을 기했다. 그는 "지난달 일각에서 주장한 1조원 정도를 깎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을 깎는 만큼 사회공헌으로 기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회공헌은 따로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럴 뜻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계약을 다시 연장해 협상에 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더 이상 계약 연장의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가격 협상이 실패할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일단 계속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금융당국에 항의해 총파업을 예고한 것에 대해선 "총파업을 해서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나"라며 "우리한테 항의하는 것으로 (외환은행의)문을 닫자는 것이 과연 최선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가능해짐에 따라 김 회장은 내년 3월 회장직 연임 가능성도 탄력을 받게 됐다. 그동안 외환은행 인수관련 실사과정까지 관여했던 김 회장으로선 양 조직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40년간 하나금융에 몸담으며 충청(1998년) · 보람(1999년) · 서울은행(2002년) 등에 이어 이번에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됐다. 김 회장은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하나은행 경기 신갈 연수원에서 열린 임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전화로 금융위원회의 강제매각 처분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