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세종ㆍ박정희ㆍ케네디처럼 과학자 춤추게 하라"

한경 연중 캠페인 - 창조형 국가로 가는 길

과학기술 혁신…중진국의 덫 벗어나야
"정부와 출연연구소 · 대학은 레토릭(rhetoric · 미사여구)만 늘어놓지 말고 자기 희생적 관점에서 국익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 · 개발(R&D)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김진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건립위원장 · 전 과학기술처 장관)

"과학기술은 통치자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경영도 '거두는 경영'보다 '뿌리는 경영'이 중요하듯 과학기술도 먼 훗날을 내다보고 국가적 차원에서 기초과학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 · 삼성전자 고문)과학기술 분야 국가 원로들의 고언이다. 원로들은 20일 한국경제신문 스트롱코리아 취재팀과 가진 인터뷰에서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와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이 '보편적 복지' 등을 약속하는 정치적 포퓰리즘에 현혹되고 있다"며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통치자의 리더십이 마약 같은 포퓰리즘 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이 처한 위기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와 세대 간 갈등이 문제의 핵심이다. 저출산과 가파른 고령화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6년 이후 계속 2만달러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중진국의 덫'에 갇힌 탓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 · 중 인재 경쟁력 비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 R&D 인력이 질 · 양 모두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 조선 · 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중국 R&D 인력은 한국의 3~4배다. 환경 · 에너지 · 바이오 · 제약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7~10배 많다. 한국의 설 땅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과학자이자 대한민국 최고과학자인 노태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서 성장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며 "추격형이 아닌 창조형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시급하며 이는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각계의 혁신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혁신→기술 기반 창업 및 고용 창출→신 성장동력 확보→이윤 창출→재투자→과학기술 혁신'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스트롱코리아'가 실현된다는 얘기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과학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 과제"이며 "무엇보다 과학자를 춤추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해성/장진모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