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창업 재도전 위해 엔젤투자 활성화를"

과학·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
창조형 국가로 가는 길 - (2) 실패 용인하는 '창업국가' 만들자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성장과 고용이 선순환돼야 하는데 대기업은 고용 창출에,중소기업은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죠.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창업'입니다. 우리가 '창업정책'을 다시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죠."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사진)은 "최근 다시 불고 있는 창업 붐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끌어올리려면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창업주인 이 회장은 창업과 부도의 경험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중소기업 호민관'을 지낸 국내 벤처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는 "최근 '스마트 혁명'으로 다시 부는 창업 붐도 창업자가 자금 문제 등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환경이 계속되는 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몇 년 뒤면 상당수가 사업에 실패한 후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창업 재도전을 위한 정책으로 △엔젤 투자 활성화 △연대보증 개선 △신용회복제도 활성화 등을 들었다. 이런 제도를 개선하면 창업자가 실패 후 리스크를 혼자 짊어질 필요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창업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엔젤 투자만 활성화하면 나머지 연대보증이나 신용회복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가 엔젤 역할을 하기보다 민간 엔젤 투자자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수 · 합병(M&A)거래소 등 중간 회수 시장을 만들어 투자자들이 벤처에 투자할 유인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M&A거래소를 통해 벤처 M&A를 활성화한다면 단 · 중기 수익을 추구하는 엔젤 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교육 현장의 혁신도 '창업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라며 "정규 교과과정 중에 '융합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창업 마인드'를 갖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