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핸드백 구찌 장인 5명이 서울 롯데백화점 매장에 나타난 이유는…

"가운데 있는 직원은 29세지만 경력은 15년입니다. 14세부터 가죽과 함께 살아왔습니다."(구찌 관계자)

올해 브랜드 탄생 9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명품 구찌(GUCCI)의 장인들이 21일 서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명품 핸드백 제조 비법을 공개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아티잔 코너(Artisan Corner)를 통해서다.아티잔 코너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까셀리나 가죽 제품 공장의 현장을 매장에 그대로 옮겨놓은 분위기였다. 숙련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스토어 내에 마련된 공간에서 고객들이 주문한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아티잔 코너팀은 총 5명. 29세 최연소 장인에서부터 5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다. 한 사람이 구찌의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 경력 15년차 이상의 숙련공들이다. 언제 어디서든 재료만 있으면 판매 가능한 구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진짜 '장인'들이다.

이들 중 55세의 장인은 10대부터 일을 시작해 경력이 40년을 넘는다. 구찌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했다. 그는 세심한 손 작업이 필요한 지갑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요즘 이탈리아 젊은이들은 교육 수준이 높아 예전만큼 가죽을 만지는 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는 않다" 면서도 "하지만 구찌의 품질을 나 스스로 콘트롤할 수 있게 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날 매장에선 이들이 뉴 재키백, 재키백, 뉴 뱀부백, 구찌 1973백, 스터럽백 등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완성된 470만원 상당의 '뉴 재키백'은 즉각 여성 고객에게 팔려나갔다. 고객은 이니셜을 부탁해 가방에 새기고 이탈리아 장인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에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가죽제품은 50여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50% 가량은 판매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구찌 관계자는 귀띔했다.이날 판매된 뉴 재키백은 오리지널 백과 마찬가지로 피렌체에 위치한 구찌 워크숍의 숙련된 장인들이 총 10~12시간 동안 95개의 조각을 일일이 손으로 조립해 제작됐다. 아티잔 코너 현장에서 선보인 뉴재키백 완성까지는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재키 백은 1950년대 처음 선보인 디자인이다. 재클린 오나시스가 가장 사랑하고 애용하는 액세서리가 됐고, 1960년대에 걸쳐 여러 가지 버전의 재키 백을 든 그녀의 모습이 종종 카메라에 담기면서 '재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구찌의 뉴 뱀부 백은 총 13시간 동안 140개의 조각을 일일이 손으로 조립해 제작된다. 아티잔 코너 현장에선 후반 작업을 통해 1시간 30분 동안 만들어진다. 84~90개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스터럽 백은 아티잔 코너에서 2시간 30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구찌 매장에선 작업에 필요한 테이블, 재봉틀, 레더 스탠드, 각종 공구들도 보였다.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무드 보드와 스케치도 진열됐다. 오랜 시간 장인들의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화면도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아티잔 코너는 2009년 9월 나폴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뒤 뮌헨, 취리히를 시작으로 2010년에 로마, 파리,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비벌리 힐즈, 뉴욕, 도쿄, 오사카에서 선보였다. 올 들어 싱가포르, 밀라노를 거쳐 한국에서도 장인 정신을 보여주게 됐다.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진행되는 아티잔 코너 투어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27일부터는 부산으로 이동해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 구찌 스토어에서 3일간 진행한다. 다음달 1~3일 서울 현대 백화점 목동점 구찌 스토어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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