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통과 이후] 李대통령 "경제영토 넓혀…위기극복 기회"

FTA 긴급 관계장관회의

농업, 단순 피해보상 아닌 경쟁력 강화 계기 삼아야
민생 정말로 걱정한다면 장관들 편안히 잠 못 잘 것
이명박 대통령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경제가 세계적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23일 강조했다. 단순히 미국과의 교역과 투자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 · 미 FTA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지금 예측불허이고,경제불황이 당분간 갈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때 한 · 미 FTA를 포함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차지하는 시장을 경제영토로 넓힌 것은 어떤 경쟁국보다도 한발 앞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 미 FTA를 계기로) 힘을 합치면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 · 미 FTA 비준이) 4년7개월 걸렸지만 어쩌면 그 시간 동안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을 챙기는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 · 미 FTA가 어떤 성과를 낼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 함께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 · 미 FTA를 놓고 격론이 오갔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제 더 이상 갈등을 키우는 것은 국가나 개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민생이 어렵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혼신을 다하면 어쩔 수 없는 물가라지만 물가도 내릴 수 있다"며 "국민들의 민생을 정말 걱정한다면 (장관들은) 편안히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들은)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바닥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그런 진정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어렵다고 투자를 망설여서는 안 되며 과감히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어려울 때 상생발전해야 한다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조만간 한 · 미 FTA 발효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보완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보완 대책은 민주당이 요구했던 것을 다 들어준 것이다. 추가적인 것은 이 대통령이 곧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