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5조7000억 '뽀로로' 성공비결은…즐거움·사랑·교육을 5분 안에 담았다

김일호 오콘 대표
뽀로로는 '또 하나의 나'
용감무쌍한 영웅 아닌 마음 여린 귀여운 펭귄

글로벌 캐릭터
세계 3대 영화제 본선 진출…110개국서 TV시리즈 방영 경영교실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는 의미로 ‘뽀통령’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작은 펭귄 한 마리와 그의 친구들은 국내 캐릭터 시장을 석권한 뒤 세계 110개국에 판권과 라이선스로 수출됐다. 그들만의 거대한 테마파크도 설립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 콘텐츠는 상품 로열티 120억원, 판매액 5700억원, 브랜드 가치 8000억원에 달한다. 경제적 부가효과는 5조7000억원에 이르는 거대한 캐릭터 시장을 형성했다. 뽀로로 캐릭터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활약할 만큼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경 HiCEO는 최근 개최한 제2회 KED콘퍼런스에서 뽀로로 창작자 김일호 오콘 대표를 초청, 그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성공키워드는 아이 눈높이에 맞추기

‘뽀롱뽀롱 뽀로로’라는 애니메이션이 교육방송(EBS)에서 첫선을 보인 것은 9년 전이다. 사람들은 “뽀로로가 어디가 어떻게 좋아서 성공한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 간단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키 높이 구성, 아이에게 좋은 교육적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뽀로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이는 만 한 살이다. 자의적인 판단으로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나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수많은 온라인 채널과 방송 채널을 통해 온갖 영상물을 접하는 아이들이 결국은 뽀로로에 시선을 준다.아이는 특별하지 않지만 자신을 닮은 캐릭터에 빠지고, 자기 주변의 이야기에 끌린다. 이해하기 쉬운 대사와 템포, 5분짜리 짧은 구성에 매료된다. 해외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누군가를 도와주겠다는 용감무쌍한 영웅이 있다. 하지만 뽀로로에는 그런 영웅이 없다. 문 밖에 나가면 동네에서 곧장 마주칠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뒤뚱거리는 펭귄에 말썽부리고 실패하는 캐릭터를 보며 감정이입을 하기에 좋았을 것이다. 그 때문에 자극적인 것, 중독성 강한 것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처음 인기를 얻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걸렸다. 12개월부터 7세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보는 것을 선택한다. 뽀로로에는 폭력적인 내용이 배제됐다. 상황 연출을 통한 자연스러운 교육과 사고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효과가 있다. 뽀로로가 소풍가던 날 하필 비가 내리는 우울한 상황에서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우연히 듣는다. 우산이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비오는 날 즐거운 소풍을 떠나는 식이다. 이처럼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니 부모 또한 뽀로로를 선택하기에 좋았던 것이다. 당시 나를 비롯한 뽀로로 제작진은 2~3세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전략적 창작동기가 있었다.

#‘국민 캐릭터’에서 ‘글로벌 캐릭터’로지난해 뽀로로 캐릭터 상품의 국내 매출은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세계 3대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고, 110개국에서 방영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프랑스 아동시장은 한국의 8배 규모다. 2005년 프랑스 국영방송 TF1 시청점유율 최고기록(51.7%)을 찍었다. 50년씩 공 들인 디즈니도 있는데 뽀로로가 해외 시장을 단숨에 장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해외는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 나는 뽀로로를 만들었지만, 아이들이 뽀로로를 왜 좋아하는지 그 속내는 다 알 수 없다. 하지만 뽀로로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장사가 없다. 해외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뽀로로의 매력을 알게 될 것이다.

TV시리즈부터 뮤지컬, 완구, 보험까지 200여종의 콘텐츠와 1500여종의 상품이 나와 있다. 그리고 2010년 4500만개, 약 6000억원어치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는 쌀 다음으로 충성도가 강한 수치다. 대한민국 3~7세 아동 1인당 연간 18개의 뽀로로 관련 상품을 구입하고 22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되면 브랜드 반열에 들어섰다고 판단되지만, 더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점쳐보고 있다. 뽀로로처럼 국내 애니메이션들이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브랜드 파워를 갖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뽀로로 아빠’라는 칭호는 과분하게 느껴진다. 창작 파트, 사업 파트, TV 방영에 힘쓴 EBS까지 뽀로로에게는 300~400명에 이르는 아빠 엄마가 있다.#러브 마크 브랜드의 표상

뽀로로의 몸값을 높게 쳐주는 신문 기사도 있지만, 독자들이 고맙다며 보내준 편지가 더 감사하다. 특히 5세 이하의 자녀를 둔 해외동포들로부터 많은 편지가 온다. “뽀로로 덕분에 우리 아이가 한글을 배웠다”며 “자신의 아이에게 모국어를 자연스레 가르쳐줄 수 있어 고맙다”는 내용이다.

가슴속에 러브 마크가 찍힌 브랜드만큼 가치가 높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소담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진짜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뽀로로를 사랑해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뽀로로의 변치 않는 핵심 가치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이 뽀로로를 반복해서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역시 새로운 것에 반응하게 돼 있다. 후속작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부여하고 싶다. 이제 2~3년 정도 지나면 우리가 뽀로로에게 해 볼 수 있는 모든 실험이 끝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 롱런하는 브랜드, 세계 각국의 아이들에게 유익한 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김일호 오콘 대표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LG전자 디자인연구소 △현 제2대 경기도콘텐츠기업협의회 회장 △대표작품 ‘나잘난 박사’ ‘뽀롱뽀롱 뽀로로’ ‘선물공룡 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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