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 통과 다음날 업종별 주가는

車부품·섬유 웃고 제약·비료는 울고
자동차부품과 섬유주 등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의회가 FTA 이행법안을 가결했을 때 관련주가 한 차례 오른 데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하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상승폭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만도는 23일 2.59% 오른 19만8000원에 마감했다. S&T대우는 1.29% 뛴 3만1350원에 장을 마쳤고 평화정공(1.04%) 한라공조(0.69%) 등도 상승했다. 자동차부품은 한 · 미 FTA 발효 즉시 2.5~10%의 관세가 철폐돼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한 · 미 FTA는 이르면 내년 1월1일 발효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 중에서도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업체는 물론 도요타 등 일본 업체의 미국 공장에도 국내 자동차부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부품업체도 기초 자재는 한국에서 가져간다"며 "만도 한라공조 평화정공 등의 반조립제품(CKD)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 미 FTA 발효 4년 후 관세가 철폐되는 승용차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지는 타이어주도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섬유업종 중에서는 극세사 섬유 제조업체인 웰크론이 2.21% 오른 3470원에 마감했고 화학섬유 업체인 전방은 3만100원으로 3.26% 급등했다. 섬유 분야는 평균 13.1%인 미국 수출 관세가 FTA 발효 이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반면 한 · 미 FTA 발효 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 업종의 주가는 급락했다. 동아제약이 1.74% 하락한 9만5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종근당(-8.46%) 유한양행(-4.35%) 녹십자(-2.05%) 등이 동반 하락했다. 정부는 한 · 미 FTA가 발효되면 다국적 제약사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강화돼 국내 제약사의 복제의약품 생산이 연간 686억~1197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오앤비(-4.98%) KG케미칼(-7.75%) 카프로(-8.09%) 등 비료업체 주가도 농업 분야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급락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