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진출, 한국물 브로커리지와 세일즈부터"

[한경속보]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을 할 때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세일즈 업무를 주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투자은행(IB) 분야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식시장(ECM) 업무가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진행된 ‘국제세미나’에서 “리테일(소매) 브로커리지는 현지 대규모 네트워크 구축 등에 상당한 자본력이 요구된다”며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증권사의 해외진출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진출 초기에는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한국물 브로커리지와 세일즈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는 이어 “IB 분야에서는 글로벌 IB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중견기업의 ECM 업무를 주로 공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진출국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도 강조했다.시장 규모와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에 진출해 조기에 수익을 실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주식거래량과 기관투자가 비중,발행시장 규모와 증가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홍콩)과 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이 적합한 국가로 꼽혔다.

박상순 보스턴컨설팅 파트너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국부펀드 등의 수요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아시아시장에서 IB 분야의 성장동력은 충분하다”며 “명확한 사업비전과 계획을 갖고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IB 사업기회가 충분한 분야로는 인프라 투자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구조화 상품 등을 지목했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존 부르톤(John Bruton) 전 아일랜드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유럽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국제적 공조를 통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며 “아일랜드 역시 수출 확대와 펀드서비스 산업의 강점을 살려 금융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