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 달 반만에 1160원대로 상승

환율이 한 달 반만에 1160원대로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3원(0.54%) 상승한 1164.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2일(종가 1166.7원) 이후 한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전날보다 0.5원 내린 1158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계속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우려의 영향으로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1780선 아래로 빠지고 유로화가 1.33달러 하향 이탈을 시도한 것도 환율 반등에 빌미가 됐다.

지난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몬티 신임 이탈리아 총리 등 3국 정상은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논의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합의만 확인했다.

특히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합의 등을 기대했지만 메르켈 총리가 반대 의사를 고수하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BB+' 투기등급으로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다른 신평사인 무디스는 헝가리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Ba1'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유로화와 증시 약세에 1160원 초반대로 올라선 환율은 장 막판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되면서 1164.8원까지 고점을 높인 채 그대로 장을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서울환시는 유럽과 증시 관련 작은 흐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1160원대 안착에 성공했기 때문에 1170원선을 1차 저항선으로 두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주말 사이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7%대에서 추가 상승할지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 연구원은 "시장의 불안감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기 때문에 1170원 상단 마저 뚫린다면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시장에서는 1170원 부근에서는 달러 매수심리를 환기시킬 만한 재료나 조치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66포인트(1.04%) 내린 1176.40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3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오후 3시 7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30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7.42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