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악재 지뢰밭…실적호전 중소형株로 대피해볼까

외국인 매도 대형주 집중…중소형주 상대적으로 '선방'
참엔지니어링 11월 44% 올라…세방전지·SJM 강한 상승세
국내 증시에서 실적 호전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물 폭탄’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참엔지니어링 다우기술 한솔케미칼 S&TC 등 실적 호전 기대 중소형주가 이달 들어 강한 시세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하방 경직성25일 코스피지수는 1.04%(18.66포인트) 내린 1776.4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6.94% 하락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그리스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세계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해지고 있다.

다만 대형주와 중소형주는 주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지수는 이달 들어 7.35% 떨어졌다. 반면 중형주지수 하락률은 같은 기간 5.65%, 소형주지수는 4.52%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전개된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주가 반등) 과정에서 대형주가 8.29% 오르면서 중형주(6.66%) 및 소형주(6.74%) 상승률을 웃돈 것과는 대비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물이 대형주에 집중된 데다 유럽 재정위기의 실물 전이가 현실화되면 대형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란 투자자들의 판단이 확산되면서 중소형주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대형주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도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경기 하강 우려 등 악재가 부각되면 외국인 매물을 맞으며 반락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 확보 차원에서 실적 호전 중소형주를 발굴하려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도 이들 종목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급등한 실적 호전 중소형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말보다 주가가 10% 이상 오른 종목은 이날 현재 63개에 달한다. 이 중 한전기술 한전KPS KT&G 대한생명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모두 중소형주란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실적 호전 예상을 바탕으로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계속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업체인 참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날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6.43% 오른 356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주가 상승률이 44%를 넘는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이상 늘어난 114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던 종목이다. 열교환기 등을 제조하는 S&TC는 1.12% 상승한 1만8100원에 마감했다. 김승회 동부증권 연구원은 “S&TC는 한동안 실적이 부진했지만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신규 수주도 급증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아이에스동서 SJM 다우기술 태평양물산 아비스타 일진디스플레이 한솔케미칼 디피씨 세방전지 등이 3분기 양호한 실적, 또는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 강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주는 성장성이 부각되며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8월과 같은 패닉 장세가 다시 출현하지 않는다면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 증시의 주요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