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통시장 드디어 개방…월마트 등 공습 채비

인구 12억 4500억弗 '황금시장'…외국인 직접투자 51%까지 허용
인도가 슈퍼마켓 등 소매 유통시장을 해외기업에 개방하기로 했다. 월마트 테스코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슈퍼마켓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최대 51%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또 나이키 애플과 같은 단일 브랜드 유통기업의 투자 한도를 종전 51%에서 100%로 확대,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인도는 소상인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로 슈퍼마켓 형태의 해외 유통업체들이 매장을 열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이번 시장 개방은 지난 몇 년간 인도가 취한 개혁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소매 유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3년 전 우회적으로 도매 유통시장에 진출, 전국 9개점을 운영해온 월마트는 즉각 환영했다. 스콧 프라이스 월마트 아시아 대표는 “(인도에서) 중대한 첫걸음을 떼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클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에 소매 유통시장의 빗장을 풀어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지난해 인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에게 유통시장 개방을 촉구했다.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유통시장은 ‘황금시장’으로 불린다. 현재 4500억달러의 시장규모는 2013년 8330억달러, 2018년 1조3000억달러로 연평균 10%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인도 정부가 시장 개방에 나선 것은 열악한 인도 유통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해외자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 소매 유통시장에서 현대적인 시스템을 갖춘 매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소규모 상점이나 동네 구멍가게다.

상품을 신선한 상태로 신속하게 유통시키는 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야채 과일 등 농산물의 35%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전에 부패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는 식품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라즈 자인 월마트 인도 CEO는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인도의 유통망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외기업이 인도에 슈퍼마켓을 열려면 점포망에 최소 1억달러, 저장창고와 유통망에 최소 5000만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