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구의 '新성장엔진'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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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중 등 선점 경쟁 치열…자원·인프라 동반진출 노려야아프리카는 자원의 보고(寶庫)를 넘어 신흥시장으로, 현지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육지 면적의 22%를 차지하는 제3의 대륙으로 중국의 세 배에 달하는 면적과 9억명의 인구에 연평균 인구 증가율 2.5% 내외로 아시아에 이어 곧 제2의 인구 밀집지역이 될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암흑대륙’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5~7%대의 성장세를 이루며 ‘지구의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김신종 <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 일본 미국 등은 제2의 중동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원조 및 경제 협력 카드를 제시하며 발벗고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는 현재 민간기업 공기업 통틀어 아프리카에 진출한 사업이 고작 26개뿐이다.그간 우리나라는 지리적 문제와 투자 리스크 때문에 아프리카 진출을 꺼려온 것이 사실이다. 기초적인 정보나 전문가, 재외공관도 부족해 진출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단적인 예로 현지에 개설한 재외공관 수를 보면 사하라 이남 48개국 가운데 14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43개국, 일본은 27개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정부는 아프리카 자원 개발 진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적극적인 에너지·자원 외교를 펼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외교력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정부 부처는 대규모 민관사절단을 이끌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 지도자를 만나 자원 외교를 펼쳤다.
광물자원공사(KORES)도 최근 몇 년간 자주개발률이 저조한 우라늄 동 등 2개 광종에 중점 투자하고 진출이 부진한 아프리카 중남미 2개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2+2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아프리카 자원 개발 진출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 특히 아프리카 진출에서는 어느 정도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해 왔는데 이는 우리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아프리카는 자료 정보 및 정보 시스템 등이 미비해 투자 판단 등에 필요한 정보 입수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대사관, KORES 사무소, KOTRA 지사, 민간기업의 현지 지사 등을 거점화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아프리카 지역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미비하기 때문에 광산 개발 때도 인프라 건설은 필수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원 개발 및 인프라 건설 동반 진출이 꽤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 지리적 광종별 특성을 고려해 지역별 광종별 맞춤형 진출이 필요하다. 잠비아 등 내륙지역은 희유금속 등 고가 광종 위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등 해안 국가 또는 운송 인프라 양호국은 유연탄 철광석 등 대용량·저가 광종으로 나눠 진출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진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외교전이 치열하다. 피식민 지배와 전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성장을 이룬 한국은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모델로 인식된다. 아프리카는 한국의 발전 사례와 경험 전수에 목말라하고 있다.
김신종 <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