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주가 '눈높이'를 낮추자

여의도 窓

양기인 <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
미국의 경기 지표가 다소 호전됐지만 주간 경기선행지수는 반락했다. 유로존 위기의 영향이다. 유럽은 위기 국가의 구조조정 개혁이 지연되고 독일이 지원을 반대하면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가파르게 꺾였다. 양적 완화를 기대하기에는 이미 돈이 많이 풀린 것도 골치다.

한국의 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 등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꺾인 모습이다. 선진국의 경기 하강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하회하며 실질금리가 장기간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각국은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팔고 단기 국채를 사서 장기 금리의 하향 안정을 유도), 영국의 양적완화 재개, 유럽중앙은행(ECB)과 호주의 금리 인하 등이 그 사례다.

박스권 하단에 머물러 있는 국내 시장 금리는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레벨 다운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총 0.5%포인트) 인하될 전망이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망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나마 버티는 것은 유동성의 힘이다. 향후 성장률이 후퇴하고 미국과 유럽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더디게 나오면 글로벌 자본시장은 과연 어떨까. 최악의 상황에서는 중국과 독일이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반대 급부가 크고 효과도 배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과 유럽 문제가 구체적인 합의로 가시화될 때까지는 인내해야 한다. 국내외 경기 상황을 직시하고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양기인 <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