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강용석 의원, 어디로

아나운서 성적 비하발언으로 각종 소송에 휘말린 강용석 의원 탓에 경찰과 사법부가 고심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남부지법 민사15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아나운서 비하 발언과 관련해 한국아나운서연합회와 공중파 8개사 여자 아나운서 100명이 강용석 의원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을 이유로한 손해배상과 위자료 지급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인규)는 ‘성희롱 발언’으로 모욕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들은 보며 일반인들이 피고인의 발언을 떠올리고 연상할 소지가 충분하다”며 직업 집단 전체를 가리키는 표현이 개개인의 명예 감정에 상처를 입혔다고 인정한 바 있다.


법원 관계자는 “남부지법 민사 재판부 손해배상 판결은 서부지법의 판결과 법리상 반대의 판단을 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의 판단의 성격이 다르지만 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 명예에 대한 법적 판단이라는 부분은 공통된다. 남부지법 재판부는 “아나운서 범위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수가 많기 때문에 개개인이 발언의 피해자로 지칭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사건의 결말은 상급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강용석 의원 탓에 서울 영등포경찰서도 고심하고 있다.강 의원이 ‘내가 유죄라면 개그 프로그램의 개그맨도 유죄’라며 느닷없이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의 명예를 훼손 했다는 이유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도 그 사건 때문에 회의를 했으며 다음주 안에는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며 “그 사건 때문에 골치아프다”고 불만을 표했다.

패한다면 의원직을 잃고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할 처지에 있는 강 의원과 관련해 법원과 경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현재 강의원은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10억원, 여자 아나운서 100명으로부터 도 각각 2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당했다. 게다가 국회의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됨에 따라 이번에 선고된 형이 최종 확정되면 강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