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IT株, 블랙프라이 특수…4Q 실적 기대감↑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 시작되면서 국내 IT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증시전문가들은 연말 소비 증가가 국내 IT업체들에 단기적인 실적개선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TV와 가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LG전자와 가전 뿐 아니라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블랙프라이데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은 사이버먼데이를 거쳐 크리스마스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액은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전년 대비 7% 늘어났는데 이는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상보다는 나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조사전문 기관인 쇼퍼 트랙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매출액은 전년대비 6.6% 증가한 11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전년 대비 8.3% 증가)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며 미국 전미 소매점협회에서 당초 예상했던 수치(2.8%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연말 쇼핑 특수는 단기적으로 IT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줄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IT팀장은 "북미 쪽에서는 11월 마지막주부터 12월까지 약 한 달 간에 걸쳐 폭발적인 소비가 일어나는데 IT와 가전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며 "내년 1월 중국의 춘절까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IT경기에 대한 우려가 일단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전 기기 중에서는 TV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아서 관련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전 팀장은 "할인 판매를 하는 가전제품 특히 TV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내년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짝수년으로 7월 런던 올림픽, 9~10월 유로 2012 등이 몰려 있어 TV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인 프라이스그래버닷컴에 따르면 연말 쇼핑 선호품목 1위는 55인치 LED TV로 나타났다. TV세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업체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은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10월 후반월부터 11월까지 LCD 패널 가격은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10월 말 기준 시장 선두 패널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약 80% 후반에서 90% 초반으로 지난 3분기 평균(70%초중반)대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송 연구원은 "(가동률 변화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세트업체들이 선두 패널 업체들로부터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선두 패널업체들의 10월과 11월 매출액은 증가하겠지만, 대만의 후발업체들의 가동률은 여전히 80% 미만에 머물러 있어 선두업체들과의 실적 격차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패널 재고가 평상시보다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어 TV 판매 호조세가 내년 1월 중국 원단 및 춘절까지 이어진다면 단기적인 패널 수급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큰 그림 상으로도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 팀장은 "4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를 거쳐 2분기부터 다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국내 IT업체들이 세계 시장점유율(MS)를 확대, 내년은 장기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도 실적이 꺾일 우려는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