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하하, 엄마 말 안 듣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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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그림 속에서 아이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눈이 휘둥그레진 모양하며, 낯빛이 창백한 것 하며 뭔가 절박한 사건이 일어났음에 틀림없다. 오른발로 액자 아래턱을 밟았으니 이제 당신이 구원의 팔을 내밀면 아이는 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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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그런데 그림의 제목을 보니 ‘꾸지람을 피해서’다. 아하, 이 꼬맹이는 엄마 말 안 듣다 치도곤을 피해 줄행랑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스페인 화가 페레 보렐 델 카소가 그린 이 그림은 전통적인 트롱프뢰유, 즉 눈속임 그림이다. 바로크 시대 종교적 기적이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착각을 유도하기 위해 등장한 트롱프뢰유는 주택의 벽화로도 확산되면서 생활 속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애교 그림으로 자리 잡았다. 자 이제 말썽꾸러기는 잘 타이른 후 그림 속으로 되돌려 보내야 할 것 같다. 엄마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테니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