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과학기술 전담부처 적극 검토하겠다"

박근혜, 과학기술 화두 꺼내

새 시장·일자리 만들어야…복지·성장 '투 트랙' 추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번엔 ‘과학’을 화두로 내세웠다. 그동안 ‘복지와 분배’에 무게를 뒀던 박 전 대표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경제 성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의 융합과 산업화를 통한 창의국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통해 “무엇보다 국정운영이 과학기술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과학기술의 발전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이달 1일 고용복지 세미나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처음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울 때 과학기술 5개년 계획도 동시에 세웠다.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과학기술 정책 추진을 위해 현재 제 역할을 못하는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획기적으로 세워 최상의 위치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각 부처에 혼재된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 조정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담 부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기술이 새 수요, 새 시장, 새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워야 할 것”이라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다. 선진국처럼 지식 기반의 창조적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정부의 과기정책 총괄 체계도 미흡한 점이 많다”며 “이런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물론이고 선진국 도약의 꿈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누구든 아이디어가 있다면 창업이 가능한 인프라를 만들고 그런 창의적 아이디어가 연구·개발(R&D)과 산업화로 연결돼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과학기술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며 “과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세울 때 외국의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귀국해 헌신하는 등 우리 제품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만든 장본인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고 R&D 성과 평가를 양보다 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주제별 발제를 맡은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 최영명 대덕클럽 회장, 유영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 이공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등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박 전 대표와 정책적 교감을 해온 전문가 그룹이다. 이공계 출신(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인 박 전 대표는 과학기술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미나가 끝난 뒤 “과학교육, 산업화, 국정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도 구축을 잘 할 필요가 있다”며 예산 반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고용복지를 통한 분배,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 경제활동의 ‘투트랙’ 개념”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