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 수수료인하 압박 "12월 중순부터 1~2개 카드 거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12월15일부터 특정 카드회사의 신용카드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30일에는 유흥업소 종사자 등이 대규모 집회와 함께 동맹휴업을 벌이기로 해 카드 수수료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등 30여개 단체로 이뤄진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28일 “현재 어느 회사의 카드를 거절할지 회원 단체들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취합하는 대로 1~2개 카드사를 선정해 15일부터 거부 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승재 연합회 사무총장은 “특정 회사 카드에 대한 결제 거부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처벌을 각오하고서라도 추진할 것”이라며 “결제를 거부하기로 한 카드회사의 이름을 매장 앞에 써서 붙여 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회원 수가 180만명인 이 연합회는 지난 23일 현금으로 물건값을 지급하는 고객을 우대하지 못하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최 사무총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 분위기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한 카드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가맹점 스스로가 특정 카드를 쓰는 고객에 대해 좀 더 이익 또는 불이익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현재 조문상 명시적으로 법을 위배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어느 정도의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62개 직능단체 등으로 이뤄진 ‘유권자시민행동’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공동으로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00만 서민과 직능 소상공인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주최 측은 이날 대회에 1만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상임대표는 “12월엔 부산과 대전에서, 1월 대구에 이어 2월에는 광주와 제주에서도 각각 대회를 열 예정”이라며 “업종 차별 없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5%로 인하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가 저렴한 중소업종 범위를 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수수료도 1.8% 이하로 내려 더 이상 인하가 불가능하다면서도 ‘무작정 버티기 힘든 상황도 올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박종서/김일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