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패턴 변화…의류ㆍ화장품ㆍK팝 주목"
입력
수정
유상호 한국증권 사장 연세大 강연“여러분은 참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죠.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은 28일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장 잠재력과 고용 창출력이 높은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이날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특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패러다임의 변화와 중국의 부상’이란 주제로 열렸다.유 사장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 의료 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이 1인당 1600달러라고 하는데, 중국인 해외여행객 5000만명 중 10%만 한국에 유치해도 1년에 80억달러(9조원)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홍콩과 마카오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도 자연환경이 글로벌 기준에 비해 약하더라도 쇼핑과 레저, 카지노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매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의료산업도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우리나라는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지만 영리법인이 불가능한 탓에 잠재 고객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환자가 72만명, 인도 73만명, 태국은 156만명인 데 비해 우리는 한 해 8만명에 불과하다”며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건강검진 등 우리가 강점을 지닌 의료분야를 앞세운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 사장은 서비스산업 육성은 일자리 문제 해결뿐 아니라 글로벌 중심 국가로 부상한 중국의 소비 패턴 변화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는 중국이 시설 및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면서 우리나라의 조선 철강 기계업종이 대중국 수혜 업종으로 꼽혔지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내수를 강조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의류와 화장품, 그리고 K팝이 가장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